“종교 제 역할” 단 6%지만 “종교 역할 중요하다”는 52%
개신교 부정적 이미지 커져, 종교 영향력은 크게 인식
코로나19 영향으로 우리 국민들은 종교의 역할을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 종교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크지 않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커지고 있는 것도 확인돼 쇄신을 위한 노력이 요청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소장:지용근)는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가 실시한 ‘종교(인) 및 종교인 관련 인식조사’ 결과를 지난 28일 주간보고서에서 공개했다.
전국 만 20~59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6월 23~26일) 온라인 조사 결과, ‘우리나라 종교가 국민이 기대하는 역할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종교가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단 6%에 그쳤다. 2018년 같은 조사 항목에서 7%를 기록한 것보다 낮았다.
그러나 종교에 대해 매우 박한 평가와 달리, 국민 2명 중 1명(52%)은 코로나19와 같은 “힘들고 지친 현실에서 종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반응해 종교가 갖는 중요도 인식은 상당히 높았다. 특별히 “사회가 불안할수록 종교를 믿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같다”는 항목에는 60%가 긍정적으로 답해 상당한 기대감을 여전히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근래 종교인에 대한 이미지와 관련된 표현을 질문했을 때 ‘개신교 신자’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들이 많아 안타까움을 일으켰다. ‘천주교 신자’ 이미지 표현으로 ‘온화한’(34.1%), ‘따뜻한’(29.7%), ‘윤리적인’(23%) 등이 많았고, ‘불교 신자’의 경우도 ‘온화한’(40.9%), ‘절제하는’(32%), ‘따뜻한’(27.6%) 등 순으로 선택이 많은 반면, ‘개신교 신자’는 ‘거리를 두고 싶은’(32.2%), ‘이중적인’(30.3%), ‘이기적인’(27.3%) 등 부정적 선택이 많았다.
무엇보다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지금 종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에 한국교회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시국에 솔직히 종교가 한 역할이 없는 느낌이다”에 72%가 답해 실망감을 크게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우리 사회는 종교계 역할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에는 45%가 인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교가 한국 사회를 위해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중복응답)에 대해서는 ‘다양한 봉사활동의 주체’ 51.1%, ‘사회적 약자 보호’ 49.7%, ‘시민들의 심리적 불안감 해소’ 39%, ‘사회적 갈등 중재’ 28% 등 순으로 응답했다. 종교의 역할 중에서도 사회적 봉사와 섬김에 대한 요청이 컸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 종교계의 문제점에 대한 복수 응답을 조사 내용도 있었다. ‘종교계 자체 부정부패’가 65%로 가장 많았고, ‘종교계 집단 이기주의’ 55%, ‘종교인들의 생활이 바람직하지 못한 경우가 많음’ 35%, ‘종교계 정치적 개입’ 32% 등 순이었다.
과거 조사보다 ‘종교계 집단 이기주의’ 항목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일반 국민들이 종교를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 조사기관의 분석이다.
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이는 반면, 종교가 갖는 대사회적 영향력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응답 결과도 흥미롭다. ‘종교가 개인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했다’가 44%로, ‘감소했다’ 34%, ‘모르겠다’ 22%보다 높았다. ‘일생생활에 미치는 종교 영향력’ 증가도 44%로 가장 많았고, 무엇보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과거 대비 54%나 증가했다고 답한 것도 주목된다.
종교가 사회에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확대해 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우리 사회 안에서 종교의 파워가 매우 강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지용근 소장은 “코로나 방역 관련 일부 교회와 신자들의 일탈행위가 언론의 도마에 오르면서 교회가 코로나 확산의 희생양으로 전락되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면서 “한국교회가 사회와 동떨어진 언어로 자신만의 이야기만 하지 말고 코로나19 시대의 불안과 우울 속에 지내는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