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극단적 선택’ 아이들은 대부분 평범했다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교육부, 2018년 자살 초·중·고 144명 분석 / 학교 출석상태 좋고 친구관계 원만 / 문제행동으로 징계 10명 중 1명뿐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중·고 학생이 144명으로 집계됐다. 교육 당국이 이들에 대한 사후 심리부검을 진행한 결과, 대다수가 출결상태가 양호하고 교우관계는 원만한 ‘평범한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 학교보고기반 심리부검’ 보고서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교육부 의뢰로 한림대 ‘자살과 학생정신건강연구소’에서 작성한 것으로, 올해 1월까지 교육 당국에 제출된 ‘학생자살사망사안보고서’를 토대로 심층 분석했다. 학생자살사망사안보고서는 학생 자살자가 발생한 초·중·고교에서 2015년부터 의무적으로 작성하는 보고서다. 담임교사·학생부장·교장 등 사안담당교사들이 학생 자살자의 개인·가족·학교요인 등 세부적 특징을 설문 형태로 사후 응답했다.
심리부검 보고서에 따르면 교사들이 관찰한 지난해 학생 자살자 대다수는 위험 징후를 알아채기 힘든 평범한 학생이었다. 담당 교사 10명 중 8명 이상(88.1%, 이하 미응답 제외한 비율)이 학생 자살자의 교우관계가 ‘원만하다’고 응답했다. 학교에 대한 소속감을 ‘전혀 소속돼 있지 않음(1점)∼매우 소속돼 있음(4점)’으로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 평균 3점, 중학생 3.2점, 고등학생 3점으로 비교적 높았다. 부모와의 친밀도 또한 ‘매우 안 좋음(1점)∼매우 좋음(6점)’으로 나눴을 때 초등학생 4점, 중학생 3.9점, 고등학생 3.6점으로 중간 이상이었다. 친한 친구가 아예 없거나(9.7%) 문제 행동으로 교내 징계 또는 법적 조처를 받은 경우(10.9%)는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성적 또한 상(23.7%), 중(38.9%), 하(37.4%)로 비교적 고르게 분포해 사전 위험 인지 요인으로 분류하기 어려웠다. 보고서는 “교사 보고형 설문은 아직 국내에서 타당화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학생 자살자는 이례적으로 여학생이 더 많고 집단적 자살 등의 특징이 두드러졌다. 매년 남학생의 자살사망 비율이 높았지만 지난해는 여학생(79명·54.9%)이 남학생(65명·45.1%)보다 많았다. 전체 자살 발생 학교 137곳 중 4개교에서 1년 이내 자살사안이 재발했고, 3개교에선 동반자살이 발생했다.

박 의원은 “학생 자살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동반자살 특징이 목격된 만큼 학생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예방하기 위한 당국의 대처도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