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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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역대 대통령 중 임기 마지막 해에 지지율을 상승 마감한 것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뿐이다. 이에 일자리와 부동산 등 분야에서 노무현 정부를 계승했던 문재인 정부가 지지율도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두 정부는 임기 말년에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거나 부동산 공급대책 등 펼치며 급진적인 정책에서 다소 보수적인 정책으로 선회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임기 말 정책 노선 변경이 중도층 포섭 효과를 보이며 지지율에도 변화를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文 지지율 3주 연속 상승세…
임기 말 지지율 반등한 盧와 닮아갈까

역대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률. /출처=한국갤럽
역대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률. /출처=한국갤럽
29일 한국갤럽 5월 4주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7%로 전주 대비 3%포인트 올랐다. 5월 2주부터 3주 연속 상승세다.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지지율이 전주 대비 6%포인트 오르는 등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오름세다.

이유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영향으로 꼽힌다. 긍정평가 이유 1위로 '외교·국제 관계'가 30%로 전주 대비 26%포인트 늘었다. 긍정 평가 1위가 '코로나19 대처'가 아닌 다른 이유로 지목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이다.

임기 5년차에 접어든 후 문재인 정부처럼 지지율이 4년차 때 보다 상승한 정부는 노무현 정부와 김대중 정부가 있다. 다만 노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 말 상승세로 끝났고, 김 대통령은 반짝 상승하다 하락세로 임기를 마쳤다. 노 대통령의 지지율은 4년차 4분기차 12%까지 떨어졌다가 5년차부터 상승해 27%로 임기를 마감했다. 김대중 대통령 때는 5년 1분기에 33%로 전년도 대비 잠깐 상승하다 임기말 24%로 하락 마감한 바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임기 중 행보가 매우 닮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지율도 엇비슷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두 정부 모두 임기 중 고용에서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부동산에서는 규제 정책을 급진적으로 펼쳐왔다.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임기 말 정책 방향을 바꾼 것도 공통점이다.

또한 임기말 외교 및 안보 분야에서도 보수적인 모습이 강조되는 것도 비슷하다. 노 대통령은 임기 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다소 보수적인 정치행보를 보였다.

정책 선회+보수 색깔의 외교·안보에
중도층 지지율↑

이러한 두 정부의 임기 말 움직임이 중도층 민심에도 변화를 주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중도층 지지율이 점차 오르고 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중도층 긍정률은 이달 2주차 조사 27%에서 3주차 30%, 4주차 34%으로 상승세다. 반면 부정률은 2주차 64%, 3주차 64%, 4주차 57%로 하락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임기 말 진보 보다는 보수에 가까운 모습을 여러번 연출한 노무현 정부 모습이 문재인 정부에서도 보이고 있다"며 "정책 노선을 변경하고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다소 보수적인 움직임이 중도층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