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지수 25년만에 최고
백신접종 속도 내며 소비 `쑥`
빅3 백화점은 4월매출 폭증
숙박·음식점도 모처럼 반등
억대 수입차 넉달새 2만대 팔려
슈퍼카 지금 사도 내년에 받아
동네슈퍼·전통시장은 울상
자영업 많은 잡화점은 침체
백신접종 속도 내며 소비 `쑥`
빅3 백화점은 4월매출 폭증
숙박·음식점도 모처럼 반등
억대 수입차 넉달새 2만대 팔려
슈퍼카 지금 사도 내년에 받아
동네슈퍼·전통시장은 울상
자영업 많은 잡화점은 침체
그러나 슈퍼마켓·잡화점 등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자영업은 여전히 회복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난다. 민간소비도 고가 제품이 잘 팔리고 일반적인 제품은 최저가 등 싼 가격만 찾는 K자형 양극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매판매액지수는 120.5(2015년=100)로 199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2.3%, 작년 같은 달 대비해서도 8.6% 증가하며 두 달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정부의 영업 제한 및 집합 금지 조치 완화 효과가 이어지면서 숙박·음식점 생산이 모두 증가했고, 의복·화장품·음식료품 등 판매가 늘면서 섬유·의복·신발 소매업 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소비회복 증가세는 보복소비성으로 백화점에서 매출 증가세가 특히 돋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4월 한 달간 명품 매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63.2%나 급증했다. 백화점 매출 대부분을 책임지는 여성패션(28.4%)과 생활용품(16.2%) 매출도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백화점 전체 매출도 1년 전보다 38.2% 늘었다.
의류·가방 등 준내구재뿐만이 아니다. 보복소비는 부유층에선 고급 자동차 구매로 이어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판매가격 1억원 이상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2만203대로 전년 동기 대비 74.1%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 9만7486대의 20.7%에 달하는 규모로, 올해 국내에 팔린 수입차 5대 중 1대가 '억대' 고급차인 셈이다.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 우라칸의 경우 모델별로 최대 8개월 치 주문접수가 완료돼 지금 예약을 해도 내년에나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에보, 에보 스파이더, RWD, RWD 스파이더, STO 등으로 구성된 우라칸은 최저 판매가격이 2억원대 후반이며, 최고가는 4억35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 고급차 소비는 3040세대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1억원 이상 고급 수입차 구매고객의 연령대는 40대 12.8%(2592대), 30대 9.5%(1918대), 50대 7.8%(1582대), 60대 이상 5.6%(1124대), 20대 이하 0.9%(169대)로 집계됐다.
소비심리가 살아난 건 반가운 일이지만 문제는 업종·업태별로 회복속도가 다른 '부익부 빈익빈' 양상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소매업태별로 봐도 백화점(25.5%), 대형마트(5.6%) 등이 전년 같은 달 대비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자영업 위주의 슈퍼마켓 및 잡화점(-2.6%) 등은 감소세였다. 동네슈퍼·문구완구점·서점 등은 여전히 침체돼 있다는 말이다. 해외여행 감소 타격이 큰 면세점(-5.4%)도 전년 대비로는 마이너스다. 살아나는 소비심리가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기업 운영 점포와 고가 명품 등 중심으로 이뤄지면 소비 증가가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제품별로도 반복적 소비를 좌우하는 화장품, 음식료품,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폭은 4.2%에 그친 반면 의복,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는 22%에 달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백화점·마트에서 명품과 의류 등 회복세만 두드러지면 소상공인의 경기 체감과는 괴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용 기자 / 김태성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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