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빚투’ 지붕 뚫은 가계대출

이윤주 기자

SKIET 공모주 일반 청약 영향

4월 가계·신용대출 최대폭 증가

전달보다 16조1000억원 늘어나

9조원가량은 증거금에 쓰인 듯

“청약 이후 대부분 상환된 상태”

끝나지 않은 ‘빚투’ 지붕 뚫은 가계대출

지난달 말 진행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일반인 청약에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올 4월 가계대출과 신용대출이 모두 사상 최대폭으로 불어났다. SKIET 청약을 위한 대출만 9조원가량 되는 것으로 한국은행이 추산했다.

한은이 12일 발표한 ‘2021년 4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4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25조7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6조1000억원 늘었다.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잔액 281조5000억원)이 한 달 사이 11조8000억원이나 뛰면서, 기타대출 역시 사상 최대 증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타대출 규모는 은행권이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지난 2월 3000억원, 3월 8000억원 수준으로 줄었으나 4월 공모주 청약이라는 변수를 만나 한 달 전과 비교해 14배가량 수직상승했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4월28∼29일 SKIET 공모주 청약이 있었는데, 관련 대출 수요가 전체 가계대출과 신용대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청약일을 포함해 3영업일간의 기타대출(신용대출) 추이 등으로 미뤄 약 9조원대 초반 정도가 SKIET 관련 대출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박 차장은 “다만 SKIET 공모주 청약 증거금용으로 나간 대출의 대부분은 이미 이달 초 증거금 반환과 함께 상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됐다. 4월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4조2000억원 늘었는데, 2월(6조5000억원), 3월(5조7000억원)과 비교해 뚜렷하게 떨어졌다. 주택 입주 물량 감소 등에 따라 집단대출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감소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의 가계대출은 4월 약 25조4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이 16조1000억원,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보험회사 약관 대출 등을 중심으로 9조4000억원 불었다. 3월(9조5000억원), 1년 전(3조원)과 비교해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기업대출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은행의 기업대출(원화 기준)은 한 달 사이 11조4000억원 늘었는데, 4월 증가액으로는 역대 두 번째 규모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관련 자금 수요, 금융 지원 등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한 달 새 9조5000억원 늘어 기업대출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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