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엔 두 살짜리 딸의 주식 계좌까지 만들었다. 삼성전자 주식 5주, 현대차 1주를 사줬다. 송씨는 "20~30년 묵혀두면 아이한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까 싶어 주식 계좌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부모 개미'의 대열에까지 합류한 것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4022만1075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수는 5182만명, 이 중 20세 이상은 4312만명이다. 성인 1인당 1개꼴로 주식 계좌를 가진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증시가 출렁이던 지난해 3월 6일 3000만 개를 넘어선 뒤 1년 만에 1000만 개가 늘었다. 올 들어 개설된 계좌만 450만 개에 이른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 6개월간 한 번 이상 거래한 적 있는 증권 계좌를 가리킨다. 이 계좌가 늘었다는 건 한동안 주식에 손을 놓았던 투자자가 매매를 재개했거나 신규 투자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말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계좌가 늘어난 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후 '동학 개미 운동'에 뛰어든 '주린이'(주식+어린이)가 급증한 결과로 분석된다. 월급만 모아선 집 한 채 사기 힘들어진 데다, 저금리로 재산 증식마저 어려워지자 너나 할 것 없이 증시로 몰렸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인기 공모주 청약 열풍도 계좌 개설 수 증가에 한몫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중복 계좌를 뺀 개인 투자자는 지난해 말 기준 910만7228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299만명가량(48.9%) 늘었다. 특히 20~30대가 많이 증가했다. 30대가 181만명으로 1년 새 74만명 급증했고, 20대는 107만명으로 69만명 늘었다. 20세 미만 미성년자는 9만8612명에서 23만3710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여성 투자자가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여성 개미는 388만8787명으로, 1년 새 147만명 늘었다. 2016년 말(194만명)과 비교하면 4년 만에 두 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성이 293만명에서 521만명으로 77.8%(228만명) 늘어난 것보다 증가율이 높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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