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여성, 남성 임금의 64%만 받았다

미성년자녀가 있는 여성 중 주당 36시간 미만 유급노동을 하는 비율은 남성의 약 10배나 됐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미성년자녀가 있는 여성 중 주당 36시간 미만 유급노동을 하는 비율은 남성의 약 10배나 됐다

서울에 사는 여성의 평균 임금(222만원)이 남성에 비해 월 평균 122만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의 평균 임금(344만원)의 64.4%에 불과한 임금이다.

서울시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통계청의 2019년 '생활시간조사', '사회조사' 자료와 서울시 조사 자료 등을 분석해 발간한 '2020년 서울시 성인지 통계'에 담긴 내용이다.

서울시가 19일 발표한 이번 통계는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여성과 남성 간 일과 생활의 균형이 불평등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임금격차

남녀 임금 격차는 남성 임금 대비 남녀 임금 차액의 비율을 가리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기준으로 2017년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34.6%로, OECD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이었다.

2019년 서울에 사는 여성의 현실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해 서울시의 성별 임금 격차는 35.6%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평균 임금은 222만원, 남성의 평균 임금은 344만원이었다.

월평균 2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여성 비중이 44.2%에 달했다. 월급이 100만원 미만인 경우도 전체 여성의 14.1%나 됐다.

남성의 경우 17.3%가 월평균 200만원 미만의 월급을, 4.2%가 1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았다.

같은해 시간당 평균임금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약 5000원 더 많이 받았다. 여성이 시간당 평균 1만5037원을 받았지만, 남성은 2만682원을 받았다.

미혼인 경우 성별임금격차는 6.1%로 떨어졌지만,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는 성별임금격차가 32.6%로 올랐다.

경제활동참여율

2019년 서울시의 성별 임금 격차는 35.6%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출처, News1

사진 설명, 2019년 서울시의 성별 임금 격차는 35.6%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여전히 남성에 비해 낮다. 다만 4년 전보다는 2.7% 상승했다.

경제활동참여율이란 15세이상인구 중 취업자와 현재 일자리는 없지만,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를 합한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2019년 기준 서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5.2%로, 2015년 52.5%보다 2.7%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참가율은 늘었지만, 주 36시간 미만 노동을 하는 여성 비율은 눈에 띄게 늘었다. 여성의 시간제나 비정규직 취업이 늘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당해 기준 주당 36시간 미만 유급노동을 하는 여성 비율은 26.6%로, 2015년 21.2%에서 5.4%포인트 늘었다. 남성 비율은 2015년에 8.5%, 2019년에 9.9%였다.

출산과 육아

출산과 육아 부담 또한 여성에게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의 2019년 경력단절 여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실제 일하기를 희망하는 비취업 여성 중 '전일제'를 선호한다는 비율이 10명 중 8명(79.2%)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여성과 남성의 생활시간

사진 출처,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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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통계는 기혼 여성 중 특히 미성년자녀가 있는 경우, 짧게 일하고 적은 돈을 받는 '알바'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미성년자녀가 있는 여성 중 주당 36시간 미만 유급노동을 하는 비율은 27.7%로 남성(2.9%)의 약 10배나 됐다. 이 비율은 4년 전(22.8%)보다 4.9%포인트 증가했다.

주당 36시간은 보통 전일제와 시간제 근무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주 5일 근무를 기준으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미성년자녀가 있는 여성의 임시 일용직 비율(23.8%)도 남성(7.8%)보다 약 3배나 높았다.

아울러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해도 가사노동 시간은 여전히 여성에게 더 편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맞벌이 부부 가정에서는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이 2시간 1분, 남성은 38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보다 3.7배 더 많은 시간을 가사노동에 쏟은 것이다.

맞벌이 가정에 ‘시간 부족으로 가장 줄이고 싶은 일’을 물었을 때, 응답 중 압도적으로 많은 유급노동(여성 51.9%, 남성 65.8%)을 제외하면, 여성은 가사노동(18.5%), 이동(11.7%), 학습(6.4%) 순으로 꼽았다. 남성 응답은 이동(13.0%), 학습(9.1%), 교제·사회활동(5.4%) 순이었다.

육아휴직 및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수급자의 남성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육아휴직을 사용한 10명 중 8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보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9년 육아휴직 급여 수급자의 80%는 여성이었다. 남성은 20%로, 2015년 5.4%에 비해선 4배가량 늘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급여 수급자 비율은 여성이 88.0%, 남성이 12.0%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