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과 방역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정부

박상영 기자

‘3차 유행’ 본격화됐지만

코스피 사흘째 상승 마감

실물경제도 점차 회복세

재확산에 불확실성 여전

경기부양과 방역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정부

코로나19 ‘3차 유행’이 현실화했지만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사태 초기에 비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인해 봉쇄조치가 이뤄지더라도 투자와 소비가 이전처럼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최근 백신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겨울철 코로나19 재확산 속도에 따른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앞으로도 방역과 경기부양 사이의 줄타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수도권에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가 발령됨에 따라 정부는 핵심 내수 활성화 대책인 8대 소비쿠폰의 중단 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주 코스피는 사흘 연속 연고점으로 상승 마감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조4264억원을 순매수하며 7년2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로 주식을 쓸어담았다. 지난달 한국의 총수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일평균 수출은 9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하는 등 수출 중심으로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백신 출시 확률이 높아지고 경제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투자자의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역시 대선 결과와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코로나19 일일 감염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와중에 지난 16일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기업들은 보건 장비·규정 도입과 탄력적 재고·생산 계획, 신속한 직원 격리 등을 통해 코로나19에 적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의 경제적 충격이 둔화된 것은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정부와 민간의 대응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해외 봉쇄정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주요 20개국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확산 초기와 달리 봉쇄정책이 강화되더라도 소매판매가 감소하는 상관관계가 약해지는 양상을 보인다”며 “온라인 비대면 소비망 구축과 더불어 재난지원금 지급 등 정부의 경제지원책에 따른 소비 증가 효과 등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응 정책의 강도를 보여주는 엄격성 지수의 경우 한국은 1차 확산 시기인 4월 82.41까지 치솟았지만 2차 유행 시기인 8월 중순에는 54.17, 지난 9일에는 44.44를 나타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제회복세가 이어지더라도 그 속도가 매우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으로 인해 코로나19 대응이 한 발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될 경우 내수 경기 살리기 차원에서 운영 중인 8대 소비쿠폰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경제부처에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소비쿠폰에 대해서는 2단계 조치에 따라 잠정적으로 중단한다는 방향을 갖고 있다”며 “어떻게 중단하며 사용 기한 연장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간에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도 경제와 방역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본다”며 “현재의 경제상황과 정책당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에 따라 대응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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