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로나 직격탄, 더 아픈 20대…실업 → 파산 → 우울증 ‘악순환’

구직급여 수급 25.4% 급증·최근 5년 파산 20대만 증가

학자금 대출 장기 연체 1.6배 늘어 빈곤이 신용불량으로

‘코로나 블루’ 여성 환자 38% 늘어 “청년 대책 마련 시급”

[단독]코로나 직격탄, 더 아픈 20대…실업 → 파산 → 우울증 ‘악순환’

올해 1~8월 20대 이하 연령대의 구직급여 수혜자가 지난해보다 약 2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20대 우울증 환자는 약 26% 늘어 전체 증가율(5.8%)보다 5배가량 증가 속도가 빨랐다. 코로나19 후폭풍으로 형성된 청년세대의 ‘일자리 상실, 빚 증가, 심리 상태 악화’ 악순환이 지표로 확인된 것이다.

급격한 경제 위축으로 실업과 학자금·주거비 부담으로 우울증에 빠진 청년세대를 위한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연령대별 구직급여 지급현황’을 보면 올해 1~8월 구직급여를 받은 20대 이하 수혜자는 21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9000명에 비해 2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다른 연령대의 증가율은 30대 11.5%, 40대 14.5%, 50대는 17.7%였고, 60대 이상은 20대와 비슷한 수준인 23.6%였다. 전체 연령대의 구직급여 수혜자가 18.3%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20대의 증가세는 도드라진다.

코로나19의 타격은 특히 대면 서비스 업종에서 컸다. 이는 20대 구직급여 수혜자가 급증한 배경이다. 업종별 고용보험 가입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2019년 12월 기준) 20대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의 44.5%가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사회복지서비스업 등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의 직접 영향권에 있는 업종에 종사하고 있었다. 지난 8월 백화점과 대형마트, 호텔·음식점, 어린이집 등 청년들이 많이 일하는 4대 업종의 구직급여 수혜자는 지난해보다 105.1% 늘었다.

장 의원은 “20대는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 비율이 높아 어려움을 많이 겪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20대 청년층의 구직난은 학자금·생활비 대출 연체, 신용불량, 나아가 파산으로 이어졌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의 ‘개인파산 접수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전체 인원은 2015년 5만3801명에서 지난해 4만5490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20대 파산 접수자는 691명에서 833명으로 늘었다.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파산 인원이 소폭 줄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는데 20대만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같은 기간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 인원은 18만9832명에서 1.4배인 26만3802명으로, 6개월 이상 이자 연체자는 2만6975명에서 1.6배인 4만3952명으로 증가했다. 지난 6월 기준 6개월 이상 이자를 연체한 신용불량자는 4만5311명으로 이미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연체자(4만3952명)를 훌쩍 넘겼다.

이 의원은 “학자금·생활비 대출로 시작된 청년 빈곤이 대학 졸업 후 만성적 취업난, 저소득, 저신용, 고금리 대출, 연체, 신용불량이라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며 “정부는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마련과 주거비 부담 완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층을 덮친 경제적 충격은 ‘코로나 블루’라는 고통도 동반했다.

박정 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20대 우울증 진료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1~6월 전체 우울증 환자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5.8% 늘어나는 사이, 20대 우울증 환자는 26.3% 늘어났다. 특히 20대 여성들이 같은 연령대 남성들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남성 우울증 환자가 9.9% 늘어나는 동안 여성 환자는 38.2%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