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계속되면 2050년에는 일부 댐·하천 제방 4년에 1번 범람할 수도"

이효상 기자
지난 9월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울산 태화강이 범람해 둔치와 주변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태화강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연합뉴스

지난 9월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울산 태화강이 범람해 둔치와 주변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태화강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연합뉴스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2050년에는 일부 유역의 댐·하천 제방이 4년에 1번 주기로 범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후변화가 지속될 경우 올 여름 최장기간 장마에 버금가는 심한 물난리의 주기가 더욱 짧아질 것이란 얘기다.

환경부는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과 홍수량 변화 연구를 진행한 결과,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강수량과 홍수량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채택한 29개 전 지구 기후모델 중 한국 실정에 맞는 13개 모델과 2개의 지역 기후모델이 사용됐다. 온실가스 배출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시나리오(RCP 8.5)를 적용했다.

먼저 강수량은 1976∼2005년 30년간 관측 평균값과 비교했을 때 21세기 초반(2011~2040년)과 중반(2041~2070년)에는 각각 3.7%, 9.2% 증가하고, 21세기 후반(2071~2100년)에는 17.7% 급증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21세기 후반에는 한 해 강수량이 현재값보다 41.3% 증가하는 해도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월별로는 9월의 증가폭이 24.3%로 가장 컸다.

2050년경에는 홍수량 역시 현재값보다 11.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홍수량 증가는 유역별 편차가 컸는데, 한강 유역은 홍수량이 9.5% 감소하는 반면 영산강 유역은 50.4%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섬진강(29.6%), 낙동강(27%), 금강(20.7%)의 홍수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강수량과 홍수량 증가에 따라 2050년에는 현재 100년 빈도로 설계된 댐과 하천제방 등의 치수안전도가 지점에 따라 최대 3.7년까지 급격히 낮아지는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100년에 1번 범람하도록 설계된 하천제방이 미래에는 4년에 1번 범람할 수 있다는 의미다.

환경부는 올해 장마에 따른 강수량 및 강수 규모를 상세 분석한 결과도 내놨다. 지난 6월24일부터 8월16일까지 이어진 장마기간 동안 전국 면적 강수량은 840㎜로 예년(492㎜)에 비해 약 1.7배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섬진강 유역은 1069㎜로 예년의 2배(192%)에 달하는 강수량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도 인제 향로봉 지점이 두 달동안 2164㎜의 강수량을 기록해 누적강수량이 가장 많았다. 강우규모는 전북 남원과 광주 지점이 가장 컸다. 두 지역에는 24시간 기준 각각 364㎜, 462㎜의 비가 내렸는데, 환경부는 이를 “확률적으로 500년 빈도를 상회하는 강수규모”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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