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봉쇄조치때 취업자 3명 중 1명 곧바로 위태"

산업·직업별 취약 일자리 비중. /자료=한국은행

코로나19 확산으로 강력한 봉쇄조치가 시행되는 경우 취업자 3명 중 1명이 경제활동에 지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발 고용충격 대부분이 저학력, 청년 등 고용취약계층에서 집중되고 있어, 소득분배 상황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18일 한국은행 조사국 오삼일 과장, 이상아 조사역이 발표한 'BOK이슈노트:코로나19에 대한 고용취약성 측정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일자리 중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비필수, 비재택(재택근무가 어려운 일자리), 고대면접촉 일자리 비중은 각각 42%, 74%, 55% 수준으로 분석됐다. 2018년 한국노동패널을 기준으로 한 분석했다.


취업자 규모 순으로 비필수 일자리는 음식점업, 일반 교습학원, 부동산 서비스업 등에서, 비재택 일자리는 매장판매 종사자, 조리사, 건설·채굴기계 운전원 등에서, 고대면접촉 일자리는 운송 서비스 종사자, 음식 관련 단순 종사자, 미용 관련 서비스 종사자 등에서 많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봉쇄조치가 강도높게 시행되는 경우 비필수이면서 비재택인 일자리는 곧바로 실업 위험에 직면한다. 매장판매직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비필수·비재택근무 일자리, 고대면접촉·비재택근무 일자리 비중. /자료=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비필수이면서 비재택인 일자리는 전체 취업자의 35%였다. 강도높은 봉쇄조치가 시행되는 경우 취업자 3명 중 1명이 단축근무, 일시휴직, 실업 등으로 고용조정이 이뤄지면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고대면접촉이면서 비재택인 일자리에 대한 충격은 좀 더 장기적이다. 음식 및 미용 서비스 종사자의 경우 재택근무가 불가능한데, 대면접촉도가 높아 감염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

고대면접촉이면서 비재택 일자리 비중은 전체 취업자의 46%에 해당했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감염병에 취약한 일자리는 음식 및 여가 서비스, 매장판매 등으로 고용회복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코로나19 이전 고용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고용 재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비필수면서 비재택, 고대면접촉 취업자수는 전체 취업자의 23%에 해당했다. 다만 비필수면서 비재택인 경우, 비재택이면서 고대면접촉인 경우와 비교해 고용충격의 장단기 충격 등 특별히 구별되는 특징이 많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3~6월중 취업자수 감소에 대한 비필수, 비재택, 고대면접촉 일자리 기여율은 각각 106%, 77%, 107%로 나타났다.

비필수 일자리의 경우 취업자가 100명 줄었을 때 106명이 줄고, 필수 일자리에서 6명이 늘었다는 의미다. 비재택 일자리의 경우 취업자가 100명 줄었을 때 비재택에서 77명이 줄고, 재택에서 23명이 줄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비필수 일자리의 기여율은 비필수 일자리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2.5배로 국내에서 강력한 봉쇄조치가 시행되지 않았음에도 경제주체들이 자발적으로 봉쇄조치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소득·저학력·청년·여성·임시일용직·자영업자 '직격탄'코로나19발 고용 충격은 저소득·저학력·청년·여성·임시일용직·자영업자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코로나19에 취약한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개인특성별 취약 일자리 종사 가능성 추정. /자료=한국은행

교육수준과 연령이 특히 유의미한 변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졸 이하 저학력자는 대졸 이상 고학력자에 비해 비필수, 비재택, 고대면접촉 일자리에 종사할 가능성이 각가 7%포인트, 24%포인트, 10%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15~29세)은 비청년층(30세 이상)에 비해 비필수, 비재택, 고대면접촉 일자리에 종사할 가능성이 각각 11%포인트, 4%포인트, 12%포인트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재조정이 소득분배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