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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실업 직격탄 2030, 고용보험 가입자 12만명 `뚝`

김태준,이진한 기자
김태준,이진한 기자
입력 : 
2020-07-13 17:41:10
수정 : 
2020-07-14 07: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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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또 사상최대

식당·서비스 일자리 사라지며
청년고용 `양과 질` 동시 추락
알바생 60% "쉴 시간도 없어"

정부주도 노인일자리 덕분에
60세이상 고용보험은 16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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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6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의 반등 기미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달 352만1000명으로, 5만9000명(1.6%) 줄었는데 이는 외환위기 당시(1998년 1월 9만95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이다. 권기섭 고용정책실장은 "제조업은 회복이 요원하다"며 "하반기 관건은 제조업의 회복이다. 이건 글로벌 밸류체인 회복이나 해외 코로나19 진정 추이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은 다소 회복되는 모양새다. 권 실장은 "서비스업 쪽에서 저점을 찍고 올라오고 있다"며 "일부 공공행정, 사회복지서비스에서 회복 추세를 보이는데 정부 일자리 사업이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서비스업 회복세로 인한 수혜는 청년층보다는 중장년층에 집중됐다. '노인 일자리'는 버텨줬지만 '아르바이트'는 사라진 까닭이다. 지난달 60세 이상 고용보험 가입자는 16만6000명 늘었다. 50대까지 포함하면 고용보험 가입자가 27만명 늘었다. 반면 20대(-6만1000명) 30대(-5만9000명)는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세가 이어졌다. 더욱 심각한 건 청년 고용의 '양과 질'이 최악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집합금지' 명령으로 문을 닫는 사업장이 늘어나자 아르바이트 경쟁률이 두 자릿수로 치솟은 것이다. 또 어려운 아르바이트 관문을 뚫더라도 해고 불안에 '근무 중 휴게시간'을 자진 반납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과외 같은 '좋은 알바'를 하던 대학생들도 이젠 편의점 아르바이트만 해도 감지덕지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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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재 명문 사립대에 다니고 있는 정아영 씨(가명·22)가 그런 경우다. 정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과외 아르바이트는 구하기 어려워 지난 3월부터 사는 곳 주변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다"며 "주 4일 이상 저녁 6시간을 일하고 있는데 네 달 동안 일하면서 휴게시간을 단 하루도 쓰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아르바이트 급여로 생활비 전반을 감당한다고 밝힌 윤지성 씨(가명·26)는 "코로나19 사태 확산 전에는 아르바이트 세 곳을 다니다 코인노래방이 집합금지 명령을 받고 경제적 어려움을 체감하게 됐다"면서 "계속 나가고 있는 대형 슈퍼마켓 일자리는 같이 일하던 직원이 줄어들며 업무량이 늘어 더 많이 일하고 더 적게 버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비단 이들에게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앱 '알바콜'이 지난달 16일부터 23일까지 대학생 749명을 대상으로 '2020 대학생 여름방학 및 아르바이트 계획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르바이트 평균 경쟁률이 13.6대1로 집계됐다. 응답에 참여한 학생들 중 90.5%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구직활동에 어려움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구직이 어려워진 가장 큰 이유로 '코로나 전과 비교해 아르바이트 자리가 없어서'(55.0%)를 꼽았다.

시장이 제공하는 일자리 수가 줄어들며 근무 환경이 좋지 않은 일자리도 감내하는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 휴게시간을 자진 반납할 정도로 구직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인 알바몬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아르바이트생 1919명을 대상으로 '휴게시간 현황'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르바이트 근무를 하며 제대로 쉰 근로자는 37.5%에 불과했다. 설문 응답자 중 31.8%는 '휴식시간이 있지만 온전히 쉴 수 없다'고 답했고, 26.6%는 '휴식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태준 기자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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