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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루 3시간 SNS하는 청소년, 우울증 위험 2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비베크 머시

비베크 머시

미국 보건 당국은 2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가 어린이·청소년 등 미성년자의 정신건강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미국 공중보건정책을 총괄하는 비베크 머시(사진)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겸 의무총감은 이날 보건복지부(HHS) 보고서를 인용해 “SNS를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사용하는 청소년은 우울증 위험이 2배로 높아진다”며 “부모가 자녀와 함께 하는 식사 시간, 대면 모임 등을 통해 자녀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SNS를 멀리하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과도한 SNS 사용이 미성년자들의 감정·충동 조절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머시 단장은 “정체성·가치관이 형성되는 이 시기에는 사회적 압력이나 또래들의 의견, 또래와의 비교에 특히 영향받기 쉽다”며 SNS가 이러한 비교의 온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SNS에서 유통되는 성(性)학대·폭력·마약·자살 등 극단적이고 부적절한 ‘유해 콘텐트’가 미국 청소년의 몸과 마음 건강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SNS에서 끊임없이 타인의 신체와 비교해 자기 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경우, 미성년자들의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섭식장애·자해 등 문제 행동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머시 단장은 SNS의 유해 콘텐트에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호소하면서 관련 법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1960년대 흡연, 1980년대 에이즈, 2000년대 초 비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환기했듯, 현재는 미성년자의 과도한 SNS 사용을 ‘긴급한 공중 보건 위기’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13~17세 미국 미성년자 중 95%가 적어도 하나 이상의 SNS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분의 1 이상은 ‘거의 지속해서 SNS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SNS 사용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대다수 SNS 운영업체가 이용 최저 연령을 13세로 설정했음에도 실제로는 미국 8~12세 어린이의 40%가 SNS에 노출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보고서를 토대로, 그간 미국의 일부 주에서 이뤄졌던 미성년자의 틱톡 등 SNS에 대한 사용 규제가 미국 전역으로 확대·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몬태나주는 지난 17일 짧은 동영상 앱인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미국 50개 주 중 처음으로 통과시켰다. 유타주는 지난 3월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 동의가 있어야만 틱톡·인스타그램·페이스북 가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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