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저는 주기적으로 헌혈하고 있습니다. 헌혈의 집에서 4회 헌혈을 하면 표창장을 지급하는 행사가 있었는데,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고 하니 학생만 대상이라며 표창장을 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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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 수는 지난해 기준 38만9177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청소년 인구 중 학교 밖 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증가추세다. 인구절벽 현상으로 청소년 인구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에 반해 학업중단 청소년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관은 “학교 밖 청소년을 추산하는 공식적인 수식은 존재하지 않다”면서 “이 수치는 학령기 청소년 인구(7∼18세)에서 초·중·고등학교 재학생을 제외한 숫자에 학업중단 학생 수를 더하고, 학업중단 학생 중 질병 및 해외유학·출국자를 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학 후 복귀자, 중도입국 청소년 등을 고려하면 그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부딪치는 가장 큰 벽은 사회적 편견이다. 여성가족부의 ‘2018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4명(39.5%)은 학교를 그만둔 뒤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사람들의 선입견, 편견, 무시’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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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청소년 A양은 “학교에 다닐 땐 다양한 장학금을 받았는데 자퇴 후에는 지원대상이 학생으로 제한돼 장학금 신청조차 할 수 없게 됐다”면서 “학교를 그만뒀지만 학업을 그만둔 것이 아닌데도 대상이 안 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학생증이 없어 버스 승차나 영화·공연 관람 시 요금을 더 많이 내거나 각종 공모전 참가 자격을 제한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학교 밖 청소년과 학생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청소년’으로 생각하도록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영일 한국청소년정책연대 공동대표는 “여전히 학교 밖 청소년은 비행 청소년이라는 인식이 존재한다”면서 “학생증을 없애고 전부 청소년증으로 일원화하는 등 ‘낙인효과’를 없애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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