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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단독] 베이비부머 26만명, 코로나發 `강제은퇴`

코로나 덮친 올해 2~5월
비자발적 실업 80% 급증
`나가면 끝`…빈곤 내몰려
◆ 베이비부머의 퇴장 ① ◆

사진설명
올해 2~5월 베이비부머(55~64세) 인구 중 사실상 강제 은퇴한 사람이 작년 동기 대비 12만명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직 사태의 '직격탄'을 베이비붐 세대가 맞은 것이다. 코로나19 고용대란은 전 연령대에 나타난 현상이지만 베이비붐 세대는 한번 은퇴하면 복직할 기회가 사라지는 나이라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28일 매일경제신문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5월에 비자발적 실업을 당한 55~64세 인구는 26만800명에 달했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 14만4500명보다 11만6300명(80.5%) 급등한 수치다.

비자발적 실업은 직장의 휴·폐업, 조기퇴직·정리해고, 기간제 근로 만료, 취업 실패·사업 부진 등 근로자가 원치 않는 사유로 일을 그만둔 경우를 뜻한다. 저출산·고령화로 전년도에 비해 55~64세 전체 인구가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해당 연령 인구 증가율은 1.7% 수준에 그쳐 코로나19 영향이 압도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청장년층은 코로나19 사태가 극복될 경우 일자리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베이비붐 세대 대부분은 이번 사태로 사실상 취업시장에서 강제 은퇴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강제은퇴 급증은 인구 고령화와 함께 커져가는 베이비부머 빈곤층 문제를 더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지난해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베이비부머 1인 가구 전수조사'를 실시한 관악구청 보고서를 매일경제가 입수해 분석한 결과 남성 베이비부머 중 43%가, 여성 베이비부머 중에는 51%가 고정된 직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 명 중 두 명은 정부 지원금 등에 의존해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보다 고령화를 먼저 겪은 일본은 '하류노인'이란 신조어가 생겼다. '2020 하류노인이 온다'의 저자 후지타 다카노리는 하류노인을 '3무(無)'로 정의했다. 수입, 저축 그리고 의지할 사람이 없는, 사회에서 완벽하게 고립된 노인들이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베이비부머의 빈곤화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획취재팀 = 이지용 팀장 / 김태준 기자 / 문재용 기자 / 김연주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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