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위기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는 이공계 CEO 보다는 재무관리와 조직운영 능력에 전문성을 갖춘 상경계열 출신 CEO들이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1000대 기업 중에서는 1964년생 최고경영자가 최다였다.
15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조사한 ‘1000대 기업 CEO 출신대 및 전공 현황 분석’에 따르면 올해 1000대 기업 CEO 학부 출신대 현황 조사 대상자는 1350명이다. 이 중 서울대 출신 188명(13.9%), 고려대(102명, 7.6%), 연세대(100명, 7.4%) 순이었다.
올해 조사에서 서울대 출신 CEO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 2019년 이후 해당 대학을 졸업한 CEO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2019년 당시 1000대 기업 내 서울대 출신은 15.2%를 차지했다. 이후 2020년(14.9%)과 2021년(14.1%)에는 14%대로 떨어졌고, 올해는 지난해 보다 0.2%포인트 하락한 13.9%로 낮아졌다.
1000대기업 CEO들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960~1963년생이 25.9%로 지난해 24.5%보다 1.4%포인트 높아졌다. 이어 1964~1966년생(15.4%), 1957~1959년생(14.4%), 1967~1969년생(9.9%), 1970~1973년생(8.9%) 순으로 CEO가 많았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82학번 신입생에 해당하는 1964년생(112명)이 가장 많이 활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1963년(103명) 출생자도 1000대 기업 최고경영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1980년 이후에 태어나 대표이사 타이틀을 갖고 있는 MZ세대 CEO도 39명(2.9%)으로 집계됐다. 올해 조사 대상 1000대 기업 중 최연소 CEO는 가온미디어 임동연 대표이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임 대표이사는 1997년생으로 올해 26세다.
올해 조사에서 1000대 기업 CEO 대학별 전공 현황 중 이공계 출신 비율은 지난해(46.5%)보다 1.6%포인트 낮아진 44.9%로 나타났다. 연도별 이공계 CEO 출신 비율은 2010년 43%→2011년 43.9%→2012년 44.4%→2013년 45.3%로 40% 이상 수준을 보이다가 2019년에 51.6%로 처음으로 50%를 웃돌았다. 이후 2020년(46.4%)과 2021년(46.5%)에는 46%대 수준을 유지하다 올해는 45%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조사 대상자 중 학부 전공까지 파악 가능한 CEO(875명 대상) 중 경영학도 출신은 22.6%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경제학도가 7.9%로 높았다. 두 전공자 숫자만 해도 30.5%로 CEO 10명 중 3명꼴이었다.
경영 및 경제학과에 다음으로는 화학공학(7.2%), 기계공학(6.7%), 전자공학(5.4%), 법학(4.3%), 무역학(3.4%) 순으로 학부 전공자가 많았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몇 년 전부터 CEO급 인재를 영입할 때 명문대 출신과 같은 단순한 스펙 보다는 조직 관리와 위기 상황에서 실적 방어에 강한 능력과 실력을 갖춘 최고경영자를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특히, 경영 위기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는 경영학과와 경제학과 등 상대적으로 재무관리와 조직 운영 전문성이 뛰어난 상경계열 관련 학과 출신 CEO들이 이공계열 출신보다 더 전면에 배치되는 경향이 짙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사 대상 10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액 기준이고,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대표이사(代表理事)를 맡고 있는 경우로 한정했다. 대표이사 직위를 갖고 있다고 해서 모두 CEO라고 할 수는 없다. 대표이사이지만 CEO가 아닌 COO, CFO와 같은 역할을 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는 조사의 편의성을 위해 대표이사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을 CEO로 인식해 조사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