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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금연 어려워 … 연초 흡연 감소 목표로 정책 전환해야"

최승진 기자
입력 : 
2022-11-02 10:14:22
수정 : 
2022-11-02 16: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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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준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팀
흡연자·비흡연자 대상 심층조사
매경 세계지식포럼서 처음 발표
사진설명
성용준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가 지난 9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기술혁신을 통한 공중보건 향상’ 세션에서 흡연 비흡연자를 망라한 소비자 심층조사를 발표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사람들은 현재 정부의 금연 관련 정책 실효성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비흡연자와 흡연자 모두 '완전한 금연은 이상적인 목표이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연초 흡연율 감소를 목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모두 포함해 통계적 분석과 심층면접을 병행하며 소비자를 조사한 첫 연구 결과가 지난 9월 매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한 세계지식포럼에서 발표됐다. 성용준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사진)팀은 20~59세 성인 남녀 71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에는 일반담배 흡연자(289명), 전자담배 흡연자(275명), 비흡연자(155명)가 포함됐다. 이와 함께 심층면접은 흡연자 15명과 비흡연자 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기술혁신을 통한 공중보건 향상' 세션의 주제 발표를 맡은 성용준 교수는 "매년 1000억원이 넘는 국가 예산이 금연 사업에 지출되고 있고, 금연을 시도하는 흡연자 비율도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담배 판매량에는 큰 변화가 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흡연에 대한 인식, 유해성에 대한 인식, 금연 정책과 규제에 대한 평가, 관련 정보에 대한 평가 등 체계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흡연자 중 최근 1년간 담배를 끊으려고 시도한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2019년과 2020년에 40%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6년 이후 지금까지 담배 판매량에는 큰 변화가 없다. 결국 금연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실제 이를 달성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또 흡연자들은 타인에게 미칠 간접 흡연의 피해에 대해 우려하고, 흡연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흡연자들 가운데 '타인을 불편하게 할까 걱정된다'고 답한 이는 76.3%, '내 흡연이 타인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된다'고 답한 이는 66.2%였다. '흡연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인 것 같다'고 답한 이는 77.6%로 나타났다.

한편 연초 흡연과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연초 흡연자와 전자담배 흡연자 모두 '흡연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부정적'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전자담배 흡연자를 연초 흡연자에 비해 보다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성 교수는 "담배의 유해성 평가에 있어서 냄새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하는 소비자, 전자담배가 금연을 위한 보조제가 아니라 위해를 줄이기 위한 일반담배의 대체재라는 것을 모르는 소비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연초보다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판단하기 위해 알고 있는 정보의 양이 부족하다고 인식했다"며 "흡연자는 물론 비흡연자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제시될 경우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정책의 방향성이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정부의 금연 정책이 완전한 금연이 유일한 목표인지, 아니면 위해 저감과 공중보건 개선을 위해 연초 흡연자들의 전자담배 전환도 수용할 것인지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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