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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초선의원 16년만에 절반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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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초선이 151명
7선 이상은 한명도 없어

정쟁 일삼는 `구태 정치` 신물…4선이상 18명 줄어
◆ 4·15총선 이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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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낡은 정치와 결별하고 새로운 개혁 정치를 선택했다. 21대 국회는 17대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새내기' 초선 의원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20대 국회에 7명이나 있었던 '올드보이' 6선 이상 의원은 이번에 여야를 통틀어 단 1명뿐이다. 7선 이상은 전무하다. 이 같은 변화는 기존 구태 정치를 철폐하고 새로운 정치, 개혁 정치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총선 당선자 300명 가운데 초선 의원은 여야를 합쳐 151명(지역구 108명·비례대표 43명)으로 나타나 50%를 넘겼다. 이 같은 '물갈이' 비율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이른바 '탄돌이'들이 대거 당선됐던 2004년 17대 총선(62.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68명(41.7%), 미래통합당은 40명(47.6%)이 초선이다. 이 밖에 더불어시민당 17명, 미래한국당 18명, 정의당 5명, 국민의당 1명, 열린민주당 2명이 이번 총선에서 처음 금배지를 달았다.

반대로 '낡은 구태 정치'에 대한 유권자 심판이 이뤄지면서 4선 이상 중진 비율은 20대 국회 20%에서 11%로 추락했다. 민주당은 4선 11명, 5선 8명, 6선 1명이 각각 당선됐다.

공천 과정부터 3선 이상 현역 의원 물갈이를 강도 높게 진행한 통합당은 중진 중에서 4선 5명, 5선 4명만 21대 국회로 생환했다.

이에 따라 21대 국회 4선 이상 중진 의원은 민주당·통합당·정의당·무소속을 포함해 33명(11.0%)으로, 20대 51명(17%)대비 급감했다. 20대 국회 경기 화성갑에서 당선된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8선, 세종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민주당에 복당한 이해찬 의원이 7선 고지에 올랐었다. 21대 국회에서는 박병석 민주당 의원(대전 서갑)이 6선으로 최다선 의원이다.

이처럼 21대 국회가 젊어진 가장 큰 이유는 '물갈이'를 통한 정치 개혁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동물국회' 등 여야가 정쟁만 일삼는 국회보다는 국민·민생 입법에 올인하는 개혁 국회를 원하는 유권자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제1야당인 통합당의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죽기에 딱 좋은 계절'이라고 예고하면서 중진들을 공천에서 다수 배제시켰다. 물갈이론을 헤치고 살아남은 중진 중에서 수도권 인사들은 공천 파동·막말 파문으로 돌아선 분위기 때문에 21대 총선에서 패배를 맛봐야 했다. 전·현직 원내대표인 심재철 의원(5선)과 나경원 의원(4선)이 대표적이다. 심 의원은 민주당 비례대표 출신인 초선 이재정 의원에게 졌고, 나 의원은 자객공천 격인 영입 인재 이수진 후보에게 통한의 일격을 당했다.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에서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을 지내며 공천제도 개선을 꾀했던 신상진 의원(4선)도 청와대 출신 윤영찬 후보에게 패배하며 국회 재입성에 실패했다. 당선되면 21대 초대 통합당 원내대표로 유력하게 꼽히던 김학용 의원도 민주당 부대변인 출신 이규민 후보에게 지역을 내줬다. 모두 초·재선 인사들의 벽에 막힌 셈이다.

한편 민주당에서도 3~4선 이상 중진 의원이 신인에게 패배하는 사례가 나왔다. 서울 송파을에서는 5선에 도전한 최재성 의원이 배현진 통합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2018년 재보궐선거 승리 이후 이 지역에서 재선을 노렸으나 약 4.4%포인트 차이로 졌다. 송파을은 부동산 민심 악화라는 변수가 있었으나 이 지역 현역 의원이고 지난 재보궐에서 꺾은 경험이 있는 배 후보에게 밀린 점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충격으로 다가오는 부분이다.

영남에서는 4선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과 3선 김영춘 의원(부산 부산진갑)이 지역주의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두 후보 모두 오래 기반을 다졌던 서울·수도권 지역구를 등지고 험지를 찾아나선 사례였다.

[고재만 기자 / 김명환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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