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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들어온 사람보다 나간 사람 많았다…16년 만에 처음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한국을 빠져나간 사람이 들어온 사람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출국자가 입국자보다 많은 순유출을 기록한 건 16년 만에 처음이다. 단기 관광을 제외하고 체류 기간이 90일이 넘는 입·출국자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중소기업과 농촌 등을 중심으로 극심해진 인력난의 이유가 통계로 드러난 셈이다.

내·외국인 모두 출국자 더 많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국제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국자는 47만6000명으로, 입국자(41만명)보다 6만6000명 많았다. 인구 유출이 더 많은 건 2005년(-9만4505명)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확산 첫해였던 2020년엔 외국인이 빠져나갔지만, 내국인이 대거 입국하면서 유입이 더 많았다. 그런데 지난해엔 내·외국인 가릴 것 없이 한국을 떠났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인구이동 추이. [자료 통계청]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인구이동 추이. [자료 통계청]

지난해 외국인 입국자는 22만1000명, 출국자는 26만3000명이다. 4만3000명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2020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외국인 순유출이다. 2020년과 비교하면 외국인 출국자가 감소하긴 했으나 입국자도 함께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외국인 입국자 수(43만8220명)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30대 이상이 특히 나갔다

특히 연령대별로 보면 ‘일하는 외국인’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10·20대 외국인은 순유입이었던 반면 30대 이상부터는 들어오는 사람보다 나가는 사람이 더 많았다. 30대 외국인은 2만8000명 순유출을 기록했고, 40대가 1만2000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체류자격별로 외국인 입국자를 나눠봤을 때 전문·비전문인력 등 취업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은 지난해 6만7117명이었다. 취업 입국자가 많았던 2014년(16만5198명)과 비교하면 34.6% 수준이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유학이나 일반연수로 들어오는 입국자 수는 많이 증가해서 거의 2019년 이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늘어났다”며 “반면 취업 관련 체류자격 입국 외국인 수는 2019년 이전과 비교했을 때 규모가 작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절반 이상이 “인력난”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외국인 근로자가 입국하고 있다. 뉴스1

1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외국인 근로자가 입국하고 있다. 뉴스1

중소기업·농촌 등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력 의존도가 컸던 업종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빠져나간 외국인 인력을 충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람은 줄었는데 새로 입국하는 사람은 없다 보니 구인난은 점차 심화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6~7월 우수 중소기업 10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절반이 넘는 57%가 ‘인력부족’ 상태라고 응답했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 노동자 총량이 줄어든 부분이 크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편한 일에 외국인 근로자가 쏠렸다”며 “농업이나 지방의 중소 제조기업 등에서 일하던 외국인이 다 수도권이나 좋은 일로 넘어가면서 공백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들 업종은 내국인이 기피하고 있어 그 어느 나라사람으로도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게 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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