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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외식업 초토화 시켰다…"손에는 5만원 남짓, 알바 내보내고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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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 확진자 이후 외식 매장 고객 발길 '뚝'…대구·경북 아예 영업 불가능
외식 자영업자 긴급자금 대출 지원도 막막…고용유지지원금 받게 해달라
폐업 현실화 우려…메르스 때보다 폐업 속출하면서 자영업자 수 급감 전망

'코로나19' 외식업 초토화 시켰다…"손에는 5만원 남짓, 알바 내보내고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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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최신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46일이 지나면서 외식업계는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임차료는커녕 인건비도 못 줄 지경이라 혼자서 일하는 식당부터 정부 지원 대출도 못 받아 폐업 위기에 내몰린 곳이 부기지수다.


3일 정오 서울 필동의 한 음식점. 백반집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점심 시간대 테이블은 텅 비어있었다. 저녁 시간에 다시 찾은 풍경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장은 연신 한숨을 쉬며 "첫 확진자가 나타나고 일주일이 지났을 때도 사실 매출에 타격은 없었는데, 31번 확진자가 나타난 이후 반 토막 나더니 이제 하루에 테이블 3개 받는 것도 힘들다"면서 "하루 수익이 5만원 밖에 안돼 최근에 서빙 담당 아르바이트생도 내보내고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3차례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1월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외식업체 고객은 계속 감소 추세다.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원업소 600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18일~21일 총 4일간에 걸친 조사에서 고객 수가 32.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11일~14일까지 진행한 2차 조사에서는 1월20일 이후 3주간 고객 수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고 응답한 음식점이 83.0%로 조사됐다. 지난달 4일∼7일까지 진행한 1차 조사에서는 조사 대상의 85.7%가 고객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연구원은 "확진자 발생 후 고객 수 감소율은 평균 1차 29.1%, 2차 26.1%, 3차 32.7%로 조사됐다"면서 "대구 31번 확진자 발표 시점인 2월18일 이후 외식이용률이 현저히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서울 중구의 한 가게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서울 중구의 한 가게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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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대방동의 치킨집 사장 임모씨는 "배달 없이 홀과 포장 장사만 하는데, 최근 주말 매출이 30% 정도 빠졌다"면서 "인근 학원들까지 다 휴원하면서 당분간 주말 매상은 포기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대구ㆍ경북 지역은 더 심각하다. 대구 외식가맹 본부 수는 297개로 서울(1211개) 경기(845개)에 이어 전국 3위로 통계청 2018년 기준 대구ㆍ경북의 가맹점 종사자 수는 6만6000명, 가맹점 총매출액은 5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대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31번 확진자가 등장한 이후에는 아예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 영업을 못하고 있다"면서 "추가 대출을 받아야 폐업 위기서 벗어날 수 있을 텐데 그마저도 어려워 어찌할 방도가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영이 악화하자 소상공인 긴급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금융기관을 찾는 이들도 급증하고 있지만 기존 대출, 낮은 신용등급 등으로 인해 지원대상에 들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서울 신림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받아 소상공인 대출을 받으러 갔는데 대출을 원하는 사람들이 몰려 두 달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받아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서울 대림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 역시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가 발표한 자영업자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상담을 여러 차례 했지만, 대출금이 많다는 이유로 대상이 안 될 것 같다는 이야기만 들어야 했다"면서 "지난달부터 아르바이트생도 줄이고, 혼자 밤늦게까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외식업 긴급지원방안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수혜 체감도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천호동에서 해산물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코로나19는 천재지변 아니냐"면서 "고용유지지원금을 외식업 종사자도 받을 수 있고, 지원을 상향하거나 전액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들은 폐업 현실화를 우려하고 있다.


수원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5년 내 외식업 생존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은 자영업자가 처한 현실이 이미 벼랑 끝까지 몰렸다는 것 아니겠냐"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때보다 폐업이 속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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