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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무거운 첫 출발…신혼부부 평균 빚 1억3천만원

문가영 기자
입력 : 
2022-04-20 17:20:12
수정 : 
2022-05-12 21: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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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등 결혼비용 부담 늘며
3년새 대출 잔액 47%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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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집값과 전세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신혼부부들이 첫출발 때부터 1억3000만원가량 빚을 지고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혼인신고 5년 이내인 신혼부부의 대출 잔액(중간값 기준)은 1억3258만원에 달했다. 이는 2017년 9000만원에서 3년 새 47.3% 급증한 수준이다. 주거비용이 치솟으면서 새로 살 집을 마련해야 하는 신혼부부의 대출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대출 보유 신혼부부의 비율도 83.3%에서 87.5%로 4.2%포인트 늘었다.

비혼 인구 증가로 신혼부부 자체는 감소한 반면 신혼부부의 평균소득은 눈에 띄게 늘었다. 결혼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져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결혼을 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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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의 연 평균소득은 3년 새 5278만원에서 5989만원으로 13.5% 늘었다. 특히 신혼부부 수 자체는 크게 감소한 반면 고소득 신혼부부의 비중은 눈에 띄게 늘었다. 소득수준이 낮은 청년층이 결혼 시장에서 탈락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2017~2020년 신혼부부 수는 138만쌍에서 118만쌍으로 3년 새 14.5% 줄었다. 이 중 연 1억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리는 신혼부부 비중은 9.4%에서 12.4%로 늘었다. 반면 연소득이 3000만원 미만인 신혼부부 비중은 28.8%에서 22.8%로 크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결혼이 소득수준이 높은 특권 계층의 전유물이 돼 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택광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혼인 성사 자체는 크게 감소한 반면 신혼부부의 소득이 증가한 것은 집값이 오르면서 결혼 자체가 특권화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럽 등 선진국도 상류층은 휴양지 등에 장소를 대관해 결혼 투어를 다니는 등 호화로운 결혼식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동거하는 식으로 결혼 자체가 특권화된 측면이 있다"며 "우리나라도 다양한 혼인 형태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사실혼 관계의 부부에게도 소득공제, 주택 청약 등 혜택을 동일하게 부여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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