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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휴수당도 부담" 초단기알바 230만 `최대`

이희조 기자
입력 : 
2022-04-13 17:38:20
수정 : 
2022-04-13 19: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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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쪼개기 고용 쑥
주 17시간 이하 일자리
文정부 들어 58% 늘어

일시휴직자도 큰 폭 증가
3월, 작년 대비 55%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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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대학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생활비가 부족하니 근무시간을 늘려달라"는 요청을 들어주지 못해서다. 이는 인건비 부담이 큰 탓이다. A씨는 "근무시간을 늘리면 주휴수당까지 챙겨줘야 하는데 그러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는 사정이 더 어려워져 '초단기 아르바이트생'으로만 식당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게 A씨 하소연이다. 주휴수당은 근로자가 주당 15시간 이상 일하면 일주일마다 하루씩 유급휴가를 주는 제도다. 근로자가 주 15시간 넘게 일할 경우 5일을 일해도 6일 치 급여를 받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영업자들 입장에선 이 같은 부담을 피하기 위해 주당 근무시간을 줄이는 '알바 쪼개기'에 나서는 것이다.

근무시간이 주 17시간 이하인 초단기 일자리의 지난달 취업자 수가 230만명을 넘어 3월 기준 역대 최대로 치솟았다. 문재인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기조에 따라 자영업자들의 주휴수당 부담이 커지면서 주 15시간 미만 아르바이트가 급증한 영향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문재인정부 5년간 최저임금은 6470원에서 9160원으로 41.6% 상승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주 1~17시간 일자리 취업자 수는 231만9000명으로 1년 전(215만8000명)에 비해 7.4%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3년 이후 3월 기준으로 역대 가장 큰 수치다. 지난달 주 18~35시간 일자리 취업자와 36시간 이상 일자리 취업자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각각 0.8%, 2.0%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초단기 일자리 취업자 증가율은 두드러진다. 통계청에서는 주 15시간 이하 취업자 수는 발표하지 않는다.

초단기 아르바이트 증가세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지속돼왔다. 지난해에는 연간 기준 최대치를 찍었다. 매일경제가 한국경제연구원에 의뢰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데이터를 근무시간별로 쪼개 분석한 결과 주 17시간 이하만 일하는 초단기 취업자는 지난해 평균 215만2000명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였다. 초단기 취업자는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에는 136만2000명이었지만, 지난해까지 58% 뛰었다. 직전 5년간 증가 폭이 15.2%였던 점을 고려하면 현 정부에서 증가 속도가 얼마나 빨랐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초단기 근무자가 빠르게 느는 가운데 오미크론 유행 영향으로 일시휴직자 또한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달 일시휴직자는 66만2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42만7000명)과 비교해 55%나 급증했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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