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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상담노동자 48%, 저임금·감정노동에 극단적선택 생각"

송고시간2022-03-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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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콜센터 상담노동자 절반가량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감정노동에 시달리며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도입된 뒤에도 상담노동자들이 겪는 폭언·성희롱 등 감정노동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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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연 기자
김치연기자

인권위,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 발표

상담원
상담원

[연합뉴스TV 제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콜센터 상담노동자 절반가량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감정노동에 시달리며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 의뢰해 지난해 8∼10월 공공·민간부문 콜센터 상담노동자 1천996명을 대상으로 노동조건과 업무 환경, 감정노동, 건강 상태,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영향 등을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콜센터 상담노동자는 점점 더 높은 업무 강도와 전문성을 요구받으면서도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계속 감내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조사에 응한 상담사의 48%는 '죽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이런 경험이 '응답일 기준 1년 이내'라고 답한 비율이 30%나 됐다.

자살을 생각하게 된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과 스트레스 등 직업적 문제가 각각 55.6%, 53.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과중한 업무량 때문에 화장실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한다는 응답자도 25.3%에 달했다. 휴게공간이 별도로 없다는 응답도 15.5%였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도입된 뒤에도 상담노동자들이 겪는 폭언·성희롱 등 감정노동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사는 주 1회 이상 감정노동을 겪었고, 고객으로부터 월평균 폭언 11.6회, 성희롱 1.1회를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체적으로도 상담사 3명 중 2명이 업무 관련 질환으로 한 가지 이상 진단을 받았고, 3명 중 1명은 이로 인해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상담사들은 지나치게 많은 콜 수 등 실적 압박, 업무에 대한 과도한 모니터링 등 회사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월평균 5∼6회 경험하고, 직장 내 괴롭힘도 겪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의 86%는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절차가 없거나 유명무실하다고 했다.

상담노동자 면접조사에서는 이 같은 실태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한 공단 콜센터 상담사인 30대 A씨는 "전화를 받는 중간마다 단체 메신저에 (콜 수별로) 1등부터 꼴등까지 줄 세웠다"며 "전화를 받으면서도 메신저를 확인해야 하다 보니 정신적 고충은 엄청났다"고 털어놨다.

공공기관 민간위탁 콜센터 B(47)씨는 "팀원이 25명인데 인형 2개를 가져다 놓고 화장실 갈 때는 자기 자리에 인형을 두고 가도록 했다"며 "누군가 화장실에 가서 인형이 없으면 못 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 상담노동자의 저임금 등 노동조건 개선 ▲ 감정노동자로서의 상담노동자 보호조치 ▲ 적절한 휴게권 보장 등 건강권 보호를 위한 사업장 내 보호조치 ▲ 상담노동자 노동삼권 보장 등을 개선 과제로 꼽았다.

인권위는 다음 달 1일 정책 토론회를 열고 이번 실태조사 보고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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