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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중국 어학연수 안갈래요" 유학생 반토막

김제림 기자
입력 : 
2022-03-09 20:33:54
수정 : 
2022-03-10 09: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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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입국 절차 까다롭고
1020서 반중정서 급격히 확산
2년 만에 유학생수 47% 급락

전체유학생도 2004년 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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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외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생 수가 2004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수가 코로나19 영향으로 2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9일 교육부에 따르면 작년 4월 1일 기준 한국인 유학생 수는 15만6520명으로 전년에 비해 14.6% 감소했다. 2011년 26만2465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한국인 유학생 수는 줄곧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최근 1~2년 사이에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국외 유학생 감소폭이 가장 큰 국가는 중국이었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 나타나기 전인 2019년과 비교해 작년 미국 유학은 9%, 일본 유학은 7%, 호주 유학은 22% 각각 줄었는데, 중국은 47% 감소했다. 중국 유학생은 2019년 5만600명으로 미국 유학생 수와 비슷했지만 2020년엔 4만7146명, 2021년엔 2만6949명으로 줄었다. 일부 국가에서 유학생 비자를 제한하면서 한국인 유학생 수가 2020년에 크게 감소했다가 2021년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과 달리, 중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수는 2021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국 유학이 감소한 원인 중 하나로는 급감한 어학연수 수요가 꼽힌다. 2020년 2만7000여 명이던 중국 기타연수(어학연수 포함) 등록 유학생 수는 2021년엔 9600명으로 급감했다.

그동안 중국 어학연수는 저렴한 비용으로 현지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편이었다. 2008년엔 4만여 명의 한국인이 중국 대학 어학연수 과정에 등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현지에서 어학을 공부하려는 수요가 줄었다. 중국의 까다로운 입국 절차를 감안하면 한국에 있는 학원에서 중국어를 익히지 굳이 현지로 갈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에 있는 고등교육기관 비학위 과정에서 외국인 유학생 수가 줄어든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외국인 유학생 학위 과정에서 학생 수가 늘어나는 와중에도 외국인 유학생 비학위 과정(어학당 등)의 경우 2019년 6만명에서 2021년 3만2263명으로 줄었다.

특히 올해도 한국발 중국 입국자들의 입국 규정이 더 강화되기 때문에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밟는 학생 수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지난 1월에 시행된 중국 입국 규정에선 입국 전에 두 차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10·20대 사이에서 반중 감정이 확산되면서 중국어를 배우거나 중국 대학 학위 과정을 밟으려는 수요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 5년 전만 해도 중문과는 어문계열 중 정시모집 합격선이 가장 높았지만, 2022학년도 입시에서는 가장 합격선이 낮은 학과가 됐다. 중국어 학습지 강사 A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생이나 직장인 중 재미로라도 중국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수강생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중국 유학생 감소로 전체 한국인 유학생 가운데 북미 지역 대학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비율은 더 높아졌다. 올해 전체 유학생에서 미국 대학 유학생 비율은 32%, 캐나다 대학 유학생 비율은 8%로 총 40%에 달한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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