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은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은 후 무작위로 조를 나눠, 한 조는 90분간 가만히 쉬게끔 유도했고 다른 집단에는 90분간 운동하도록 요청했다. 운동을 하는 집단은 90분간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을 하면서 심장박동 수를 분당 120회에서 140회 사이로 유지했다.
또 연구진은 짧은 운동이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일부 지원자에게는 다른 지원자들의 절반 수준인 45분간만 운동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연구진은 90분간의 운동이 면역 세포 생성을 촉발할 수 있는 인터페론 알파라는 혈액 내 물질 양을 증가시켜 백신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인터페론은 바이러스를 포함한 다양한 평원체가 체내에 들어왔을 경우 면역계의 방어를 활성화해주는 당단백질이다. 인터페론 알파는 B형간염 같은 바이러스성 질병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유발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체 내에서 생성되는 인터페론을 무력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뿐만 아니라 운동은 혈액과 림프 흐름을 증가시켜 면역 세포의 체내 순환을 돕는다. 면역 세포가 몸을 돌면서 병원체를 감지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뜻이다.
아울러 연구진은 실험용 쥐에 독감 백신을 맞힌 후 같은 실험을 반복했다. 백신 접종 직후 실험용 쥐 혈액 내 인터페론 알파 수치를 확인한 뒤 운동 후에는 이 수치가 더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코허트 교수는 "예방 접종 후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안전한 장소가 있다면, 적당한 90분간의 운동이 백신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60분간 운동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거 일부 연구에서도 독감이 발병하기 전 팔운동을 하면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다 향후 항체와 면역세포 수치가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2020년 독일 자를란트대 연구진은 정규 훈련을 받는 운동선수의 경우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4가 독감 백신 접종 후 면역 세포인 T세포와 항체 수치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운동은 실제 병에 걸린 사람들의 감염 위험도 낮춰준다. 지난해 미국 대형 의료기관인 카이저 퍼머넌트 메디컬 센터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캘리포니아 주민 4만8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진단 전 규칙적으로 운동했던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입원 가능성이 절반 정도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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