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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2년간 집에 갇히더니…우울증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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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서 2년간 33% 늘어
◆ 코로나 블루 멍든 대학가 ◆

서울에 사는 대학생 박 모씨(22)는 중부권 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2019년 입학했다. 박씨는 입학한 뒤 한 해 동안 대학 생활을 즐겼지만 이듬해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수업이 시작되면서 모든 생활이 엉망이 됐다.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온라인 강의를 수강했지만 컴퓨터만 켜놓고 게임을 할 때가 많았다.

서울에 사는 박씨는 자연히 학과 친구들과 멀어졌고 우울감이 들어 정신의학과를 찾아 상담을 받았다. 박씨는 "취업이 잘된다고 해서 컴퓨터공학과에 갔지만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졸업한 뒤 취업하기도 어려울 듯하고 평생 아르바이트만 할 것 같아 우울감이 든다"고 말했다.

2년간 계속된 비대면수업으로 대학생을 비롯한 20대의 정신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대학가에선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학력 회복 차원에서 올 1학기 때는 대면수업 전면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입수한 우울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우울증(우울에피소드, 재발성 우울장애)으로 진단받은 20대는 11만4588명에 달했다. 코로나19가 시작하기 전인 2019년 상반기(7만974명)와 비교했을 때 32.9% 늘었다. 같은 기간 전 세대가 평균적으로 6.5%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5배 이상 높다.

서경현 삼육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20대는 어떤 연령대보다 사회적 교류가 많은데, 비대면수업이 2년째 계속되면서 정신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대학이 초·중·고보다 원격수업이 잘돼 있다는 이유로 비대면수업이 예정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지만 이젠 대면수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 문가영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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