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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아들 놀고 있는데, 아빠는 공공근로…이런데도 일자리 회복이라는 정부

전경운,박동환 기자
전경운,박동환 기자
입력 : 
2022-01-12 17:45:18
수정 : 
2022-01-13 10: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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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고용동향 통계

취업자 37만명 늘었지만
노인일자리가 90% 차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한파`
2년연속 취업자수 급감

정부 "고용률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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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취업자 수가 7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으나 30·40대 일자리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상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정부의 평가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여기에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등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들의 취업 한파도 지속되면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전 연도(2020년) 취업자 수가 낮아진 데 따른 기저효과와 정부 재정 투입으로 만들어낸 노인 일자리 증가에 따른 착시효과란 얘기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는 2727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36만9000명 증가했다. 이는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대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2729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77만3000명 증가했다. 이 역시 2020년 12월 취업자가 62만8000명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이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12월에 들어서 취업자가 전년 동기 대비 77만3000명 증가해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초과한 고용 회복을 달성했고,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에 비해 상당히 빠른 회복세"라며 "고용률도 67.4%로 역대 최고"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를 연령대별로 나눠보면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대비 11만5000명이 증가했고,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도 33만개 증가했다. 청년 일자리가 1개 증가하는 동안 정부 재정으로 만들어낸 노인 일자리는 3개꼴로 증가한 것이다.

반면 경제 허리에 속하는 30·40대 취업자는 전년 대비 각각 10만7000명, 3만5000명 감소했다. 이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40대 인구가 각각 감소함에 따라 취업자가 자연감소하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30·40대 실질 취업자 수는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고용 성과로 청년층 고용지표 개선도 내세웠다. 작년 취업자 증가폭이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닥친 2020년 청년층 취업자가 18만3000명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년 고용 상황이 개선됐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아르바이트와 같은 단기 임시 일자리가 아닌 실제 취업이 많은 25~29세 취업자만 놓고 보면 청년 고용시장은 아직 회복됐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실질적 체감 실업률을 의미하는 청년 확장실업률은 지난해 12월 기준 19.6%로 여전히 높다. 청년 5명 중 1명은 일을 하고 싶어도 취업을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공공 일자리를 취업자에서 빼면 실업률은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증가는 전년도 사정이 워낙 나빴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직전 연도인 2020년은 연간 취업자가 21만8000명 감소했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기록한 127만6000명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숫자였다.

업종별 고용 상황을 봐도 어려운 현실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표적 피해 업종인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4만7000명 감소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도·소매업 취업자도 15만명 급감했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도 전년 대비 6만5000명 줄어들어 2019년 이후 3년째 감소했다.

[전경운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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