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 '부익부 빈익빈'…대기업 영업익, 中企의 91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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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2.10. 오후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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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영리기업 영업이익 사상 첫 감소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부진 여파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초로 영리법인 기업체 영업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전체 기업 수의 0.3%에 불과한 대기업이 전체 기업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작성 후 최고치다.

기업당 영업이익도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916배로 통계 작성 후 최대 격차를 나타냈다. 대기업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중소·중견 기업의 영업이익은 줄면서 기업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대기업 집단 중에서도 재벌 대기업에 해당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영업이익만 증가했고, 기타 대기업의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경제 민주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력 집중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18년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 잠정 결과’를 보면, 2018년 조사 대상 영리법인 70만8756개의 영업이익은 2017년 (약291조원)보다 2.1% 감소한 284조원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 증가폭을 보였던 2017년에 대한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기업규모별 기업수, 매출액, 자산 구성비(%)./통계청 제공

이 가운데 대기업 영업이익은 182조원으로 1년 전(약 178조)보다 2.7% 늘어 나홀로 증가세를 보였다. 대기업의 영업이익은 총 182조원으로 전체 64.1%를 차지했다. 대기업 수는 2236개로 전체 0.3%에 불과하나 영업이익은 압도적이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기업 중에서도 실제로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재벌 대기업에 해당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기업 뿐 이었다. 영업이익 상승세를 주도한 업종은 숙박음식업(67.8%) 등이다. 사드 사태로 2017년 중국인 관광객이 줄며 매출이 크게 감소했던 것의 기저효과다. 반도체도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2017년보다 많아 호황이 지속됐다. 재벌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1% 늘어난 127조원을 기록했지만 기타 대기업은 전년 대비 6.4% 감소해 55조원에 그쳤다.

반면 전체 기업 수의 99.7%를 차지하는 중소·중견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미·중 무역 분쟁, 내수 부진, 원유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다양한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견기업 영업이익은 전년(39조원) 대비 1.5% 감소해 40조원(14%)을 기록했고, 중소기업 영업이익은 전년(72조원)에 비해 14.2% 줄어든 62조원(22%)이었다. 특히 소기업 영업이익이 35% 추락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규모가 큰 대기업은 외부 악재를 견딜 수 있지만 작은 기업들은 그대로 타격을 입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당 영업이익도 대기업이 815억원으로 중소기업(약 9000만원)의 916배에 달해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종사자당 영업이익도 지난해 대기업(9000만원)이 중소기업(1000만원)의 10배로 사상 최대 격차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중소기업 영업이익이 줄고, 대기업 영업이익이 늘어나면서 격차가 커졌다"고 했다.

반면 종사자 비중은 거꾸로였다. 지난해 재벌기업 종사자수는 200만6800명으로 전체 20.1%를 차지했고, 중소·중견기업이 종사자 비중의 79.9%(820만4000명)를 차지했다.

영리기업들의 전체 매출액은 4895조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기업 형태별로는 대기업은 2314조원(47.3%), 중소기업은 1836조원(37.5%), 중견기업은 746조원(15.2%) 15.2%이었다. 산업별 매출액은 대부분 산업에서 증가했지만 금융보험업과 건설업은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의 매출액 감소가 크게 작용했고, 금융보험업은 구조조정 여파로 매출액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세종=최효정 기자 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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