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가 개인으로, 작은 무리들도 더 미세한 존재로 분해돼 서로 이름조차 모르게 된다. 소비 트렌드(흐름) 예측 전문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생각한 2022년의 트렌드 키워드 '나노 사회'다. 김 교수는 6일 내년 소비 트렌드 전망을 담은 '트렌드 코리아 2022'(미래의창 펴냄) 출간 기념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나노사회가 된다는 건 우리 사회가 하나의 공동체적인 유대를 이루지 못하고 개개인, 나노 단위로 조각난다는 의미"라며 "이는 다른 모든 트렌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스마트폰, 알고리즘, 기술만능주의로 인해 개인은 더욱 고립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 같은 나노사회로의 변화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기술만능주의에서 벗어나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김 교수는 '머니러시' '득템력' '러스틱 라이프' '헬시플레저' '엑스틴 이즈 백' '바른생활 루틴이' '실재감테크' '라이크 커머스' '내러티브 자본' 등을 10대 트렌드 키워드로 꼽으며 'TIGER OR CAT'이라는 줄임말로 요약했다. 한국 사회가 새로운 상황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에 따라 범띠해에 거침없이 포효하는 호랑이가 될 수도, 아니면 고양이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특히 김 교수는 그동안 MZ세대(1980~2000년 초반 출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적었던 X세대가 부각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X세대는 세대 담론의 출발점이었으며 소비나 인구 측면에서도 가장 큰 세대라는 점에서다. 주로 1970년대 이후에 태어나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를 모두 경험한 세대로, 현재 사회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은 40대가 주류다. 또 풍요로운 10대를 보낸 40대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지며 10대 자녀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엑스틴(X-teen)'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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