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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참에 벤츠나 살까"…수입차 많다 했더니 9대 중에 1대 꼴 됐다

박윤구 기자
입력 : 
2021-08-27 17:21:30
수정 : 
2021-08-27 19: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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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300만대 시대 코앞

최고 인기모델은 `BMW 520d`
라인업 확대·대중화 전략 주효
인증 중고차 등 국산과 차별화
친환경차도 3년내 130종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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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수입차 사랑이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국내 자동차 시장 지형을 뒤바꾸고 있다. 수입차는 '사치품'이라는 과거의 편견이 깨지고 다양한 라인업과 특화 서비스로 고객층이 확대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수입차 등록대수는 285만1413대로,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2470만3522대)의 11.5%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국내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9대 중 1대가 수입차라는 의미다. 국내 수입차 등록대수는 20년 전인 2001년에는 6만대 수준으로, 비중 또한 0.4%에 불과했다. 지금은 23개에 달하는 수입 승용차 브랜드도 당시에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등 14개에 불과했다.

2006년 22만대(1.3%), 2011년 62만대(3.3%)로 '거북이걸음'을 해온 수입차 시장은 2015년부터 폭발적인 증가세로 전환했다.

2015~2020년 6년 연속 수입차 신차 판매가 20만대를 넘어선 데다 작년에는 사상 최초로 27만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7월까지 17만대 이상 팔려나가면서 코로나19 재유행 여파에도 불구하고 16%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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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아우디 등 독일 차의 선호도가 강하게 나타난 가운데 일본 차의 인기도 두드러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록대수는 각각 59만3500대, 52만4079대로, 양사를 합치면 운행 중인 차량이 110만여 대에 달한다. 모델별로는 BMW 520d가 6만7078대로 가장 많이 등록되며 최고 인기 모델에 올랐고 메르세데스-벤츠 E300(6만6431대), 렉서스 ES300h(5만1471대), 메르세데스-벤츠 E300 4MATIC(4만3933대), BMW 320d(3만8193대) 등이 '톱5' 인기 차종에 포함됐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입차 브랜드들이 소형차부터 대형차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한 가운데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진 결과"라고 진단했다.

최근 들어 수입차 보급 속도가 빨라진 것은 국산 프리미엄 차종 출시, 수입차 브랜드의 대중화 전략 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G80 판매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은 5311만~6251만원으로 동급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6450만~1억460만원), BMW 5시리즈(6360만~1억2180만원) 등과 가격 차가 크지 않다. 최대 수백만 원에 달하는 수입차 딜러사의 가격 할인 프로모션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반면 폭스바겐 브랜드는 지난해 말 아반떼보다 싼 2000만원대 수입 세단 '제타'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올 들어서도 신형 티구안의 최저 판매가격을 3800만원대로 끌어내리며 수입차 시장 문턱을 더욱 낮췄다.

여기에 수입차 브랜드들이 그동안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혔던 서비스 네트워크 개선에 나선 점도 주목할 만하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국에 위치한 수입승용차 22개 브랜드의 서비스센터는 969곳에 달한다. 온라인 판매, 인증 중고차, 복합문화공간 등도 국산차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수입차만의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입차 브랜드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향후 3년간 수입차 브랜드들은 총 130종 이상의 친환경차를 국내에 단계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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