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상 자영업자 대출 18% 늘었지만 대부분 음식업·소매업…실패확률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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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1.04. 오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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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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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폭탄` 고령층 자영업자

개인사업자 대출의 27% 차지
40대보다 두배 빠른 속도 증가


◆ 다중채무에 짓눌린 자영업 ◆

자영업 다중채무자들의 위기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층의 자영업 대출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은퇴자들로 구성된 60대 이상은 음식업과 소매업 등 비교적 창업이 쉬운 업종을 중심으로 자영업 시장에 진입했다. 자영업자 간 경쟁이 치열하고 생존율이 그만큼 낮다.

3일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60대의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12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 456조5000억원의 27.7%에 해당한다. 전체 자영업 대출의 4분의 1 이상을 60대 이상 고령층이 보유한 셈이다.

고령층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 속도가 빠른 것도 문제다. 올해 2분기 60대의 자영업자 대출금액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17.8% 늘었다. 70대 이상의 자영업자 대출금액 증가율은 17.7%였다.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40~50대의 개인사업자 대출잔액 증가율 9.8%와 비교하면 고령층의 대출잔액이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임진 금융연구원 가계부채연구센터장은 "고령층 자영업자의 경우 사업에 한번 실패하면 다시 재기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자영업 대출 가운데 음식업 종사자들이 받은 대출금 비중은 올해 2분기 전년 대비 0.6%포인트 늘어난 약 6.4%에 달했다. 소매업 종사자 비중 역시 같은 기간 0.5%포인트가 늘었다. 반면 제조업 종사자 비중은 3.2%포인트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계형 자영업으로 분류되는 소매업·음식업 등은 이미 과밀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신규 자영업자들이 꾸준히 진입하고 있다"며 "생존율이 낮은 업종에 있는 자영업자들이 보유한 대출이 늘고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자영업자들이 몰려 있는 도소매, 음식업, 숙박 등 업종에서 생산성이 정체된 가운데 특히 도소매 쪽은 가격 측면에서 온라인 유통과 경쟁하면서 압박이 커지고 있어 자영업 측면에서는 수요가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경기 부진으로 지역주민들의 가처분소득이 감소한 가운데 직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지역 자영업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경쟁이 더 격화돼 지방 자영업자의 부실 문제가 더 심각하다"며 "최근 자영업 대출에서 부실이 늘어난 데는 이 같은 악순환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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