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집콕에 신체활동 확 줄어
하루 평균 3시간 온라인 접속
자살 등 유해정보 쉽게 노출
부모와 갈등도 극단선택 촉발
하루 평균 3시간 온라인 접속
자살 등 유해정보 쉽게 노출
부모와 갈등도 극단선택 촉발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청소년들의 53.2%가 학업과 관련 없는 컴퓨터, 스마트폰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온라인 활동에 2.99시간을 쏟고 있다. 그에 반해 청소년들의 신체활동량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무려 67.5%나 줄었다. 남자 청소년(63.6%)보다 여자 청소년(71.4%)의 신체활동이 크게 줄었다. 청소년들이 야외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보다는 게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몰두한다는 지적이다.
학회는 "발달 중인 청소년들이 온라인 활동에 지나치게 빠지지 않게 관심을 기울이고 신체활동을 격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지 않는 현실에서 우려할 만한 부분은 디지털 공간엔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정보가 많다는 점이다. 최근 청소년매체환경보호센터가 온라인 게시글 5만3114건을 점검한 결과 청소년 유해정보를 포함한 게시물이 2만378개에 달했다. 특히 자살 유발 정보가 338건, 불법사금융 176건, 불법 도박 1161건, 마약류 1187건 등 정서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콘텐츠가 많았다. 청소년들이 성적 모욕감, 스토킹 등 성폭력 피해를 당한 장소 중 온라인 비중(44.7%)이 가장 많은 것도 문제다.
'집콕'에 빠진 청소년들이 많다 보니 친구들과 정서적 교류를 나눌 기회도 줄어들고 있다. 청소년들의 우울감, 불안감을 자극함과 동시에 '사이버 따돌림'이 발생하기도 하는 현실이다.
청소년 자살 예방을 위한 최후의 보루로 교사, 학부모가 거론된다. 익숙한 공간인 집을 벗어난 청소년의 사회적 모습을 가까이 볼 수 있는 게 교사이기 때문이다. 학생 극단 선택 촉발 요인 중 '부모와의 갈등'이 18%를 차지하는 현실로 부모 교육 강화도 중요하다.
예산 확보도 필요하다. 교육부는 학생 자살 예방을 위한 총예산으로 약 131억원을 추산했다. 이 중 정신건강 고위험군에 속하는 청소년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비 지원도 중요하다. 하지만 자살(자해)을 시도해 신체적 상해나 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학생을 위한 치료비 지원 규모는 2021년 4억원으로 2020년(6억원), 2019년(10억원)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살 고위험군에 속해 있는 청소년들의 요구를 발굴해 전통적인 마음건강 증진 및 사회관계 향상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또 양두석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자살예방센터장(가천대 교수)은 "청소년들의 일상과 생활 방식에 대한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학업 스트레스, 고독, 빈곤 위험에 빠진 청소년들에게 소속감을 안겨줄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해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김명환 팀장 / 이윤식 기자 / 이진한 기자 / 차창희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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