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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times] 코로나 CHANGE 두려워 말라…인재는 CHANCE 더 많아졌다

최근도 기자
입력 : 
2020-11-12 04:04:01
수정 : 
2020-11-12 09: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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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글로벌 인재채용 컨설팅社 `로버트월터스코리아` 최준원 지사장
"한국은 다이내믹하게 변하고 있어 코로나19로 오히려 더 많은 기회가 열린 시장이다." 코로나19는 많은 걸 바꿨다. 특히 채용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줬다. 신규 채용 일자리는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전통적 제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서비스업 등도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망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채용 전문기업 로버트월터스코리아 최준원 한국지사장은 "한국 채용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고 말한다. 전통적 굴뚝산업 기반에서 테크산업 기반으로 한국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서다.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테크 기반 신규 대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최 지사장은 특히 "지난 10년 동안에도 한국 사회는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디지털 인력 확대 등으로 빠르게 변화했지만 코로나19로 지난 10년 이상으로 큰 변화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재택근무 활성화, 디지털 마케팅 확대,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관심 등이 업무 환경과 개념을 완전히 바꿔놨다. 지난 4일 최 지사장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로버트월터스코리아 사무실에서 매일경제 비즈타임스와 만나 한국 사회의 변화, 젊은 구직자의 가치관 변화, 그리고 기업들이 적응해야 할 방향성에 대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로버트월터스코리아는 지난 10월 로버트월터스를 통해 구직 중이거나 과거 이직에 성공한 구직자, 로버트월터스와 과거에 일했거나 현재 일하고 있는 기업 인사채용 담당자 등 3만명을 대상으로 한국 채용 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결과 전문은 내년 1월 로버트월터스가 매년 발간하는 연봉조사서에 실릴 예정이다. 로버트월터스코리아는 설문 결과 일부를 비즈타임스에 공개했는데 업무 방식과 경영 환경 변화 등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각 기업 채용 관련자, 구직자들은 올해 업무 방식 변화 중 유연근무제(58.2%)와 재택근무(38.8%)가 장기화하길 희망한다고 꼽았다. 응답자 중 61.9%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영상회의 등 커뮤니케이션 능력 강화가 요구됐다고 답변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급여에 대한 영역에서는 35.8%가 약간 인상 될 것이라고, 26.1%는 인상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연봉 인상에 부정적인 예견을 한 인원 중 58.2%는 그 이유로 코로나19로 현재 산업과 직무가 큰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최 지사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코로나19가 한국 채용시장에 큰 영향을 줬는가. ▷단기적으로는 3월에 팬데믹 선언하고 증시가 대폭락했다. 전 세계가 공포에 휘말렸고, 대표적으로는 제조 측면에 타격이 컸다. 자동차 분야는 공장이 대부분 운영 중단됐다.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1·2차 벤더 업체들에서도 채용이 거의 없어졌다. 하지만 5~6월부터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자율주행이나 반도체, 테크 분야에서는 채용이 활발해져 우리(채용전문 기업)는 오히려 더 바빴다. 특히 국내에서는 스타트업이나 소프트웨어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올해를 놓고 봤을 때 채용 자체가 사라진 건 아니다. 코로나19 상황이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처럼 펀더멘털이 망가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치료제만 나오면 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현 상황을 일시적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에 한정해서 보면 정말 다이내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투자하기 매력적인 나라다. 최근에 뉴욕타임스가 아시아 총괄본부를 한국으로 선정했는데, 안전과 언론의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도 전 세계에 모범이 되는 수준으로 잘 관리되고 있지 않나. 로버트월터스만 봐도 전 세계적으로 지사 50개에 컨설턴트가 4000명 정도 있는데, 한국 지사만 작년 대비 10%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스타트업과 테크 분야가 빠르게 성장한 곳은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하나이지 않을까.

트렌드에 있어서는 코로나19가 지난 10년 동안 가져온 변화보다 모든 것들을 더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예컨대 여성의 사회 진출 이슈를 보자. 코로나19로 인해 탄력근무제나 재택근무가 가능해졌고 보다 공평하게 동일한 선상에서 근무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코로나19가 이런 것들을 좀 더 빨리 변화시켰고, 앞으로 여성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이다. 테크 기업들에서도 채용이 늘었다. 디지털화가 가속되면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타트업이나 주요 기업 디지털 부서 등에서 채용이 크게 늘었다. 더구나 요즘 스타트업 보수도 나쁘지 않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코딩을 다룰 수 있는 사람들이 극소수라 급여가 높다. 기업들도 성장하려면 그런 사람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등 인력 자원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또 스타트업은 3년 안에 무조건 승부를 내야 하기에 고급 인력 채용을 멈출 수 없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채용시장에서 원하는 인재상도 변했는지. ▷이전에는 투자은행, 컨설팅 기업, 대기업 전략실 등이 유망했다. 요즘에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가 스타트업을 활발히 창업하고 있다. 기존 세대들이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는 반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다. MZ세대는 활발하게 창업하고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일거리가 많이 창출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이 많은데, 이런 쪽에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AI, 머신러닝, 딥러닝, 코딩 등을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한다. 향후에는 컴퓨터공학이나 수학 등을 전공한 사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전히 6대4 비율로 제조업 채용이 많다. 하지만 지난해만 해도 8대2, 7대3이였는데 6대4 수준까지 온 것이다. 로버트월터스도 올해 하반기 굉장히 바쁘다. 특히 테크팀은 사람이 부족해서 채용 관련 기업들의 문의를 소화하지 못할 정도다. 특히 카카오, 네이버와 같은 기업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점차 전통적인 제조 분야는 힘이 빠지지 않을까 싶다. 소프트웨어 기반 회사들이 급부상하고. 이커머스도 떠오르고 있다. 스트리밍, SNS, 엔터테인먼트 등 온라인 분야에서 마케팅과 판매를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인력, 앱·웹 개발자, 마케팅, 데이터 애널리스트 직무에서 채용이 활발하다고 볼 수 있다. 여러 회사에서 동일한 디지털 직무를 찾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점이다. 퍼포먼스 마케터, 디지털 마케팅 등 직무 수요는 향후 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시대에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를 찾기 위해 좀 더 신경 써야 할 것이 있다면.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유연성(flexibility)을 많이 이야기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회사들로서도 본사에서 어떤 지침이 발생해서 업무가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없다. 인재상을 볼 때 유연성이 있는 사람을 플러스 알파로 직무설명에 넣는다. 직무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보는 것은 당연하다. 이젠 이에 더해 기업들이 '나는 이거 아니면 안 돼.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면 안 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상황에 따라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인재를 뽑는 게 낫다고 본다


■ 10년간 한국 채용시장 어떻게 달라졌나…변화 빠른 스타트업 여성임원 늘고 MZ세대가 CEO·CTO 직무 맡기도
사진설명
―코로나19를 떼어놓고 한국 시장 분위기와 변화들을 얘기해보고 싶다. 올해 로버트월터스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10년 됐다. 그간 한국 채용시장은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10년간 사회적 분위기, 기업 경제 등 많은 것들이 변했다. 최근 가장 크게 목격하는 건 여성의 사회 진출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이 늘었고 기업 내에서 승진 기회도 많아졌다. 과거에는 지금보다 훨씬 불평등했다. 여성들은 승진 기회 등에서 불리했다. 한국의 전통적인 기업문화라고 볼 수 있는데, 기업들은 여성들에 대해 근무제나 육아휴직 등에 제약 등을 두고, 직무 변동을 많이 권유하는 조치를 해왔다. 전통적인 문화 내에서 상대적으로 남성들보다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불문하고 여성 임원을 볼 수 있다. 특히 시대 흐름을 타고 변화가 빠른 소규모 기업들에서 여성 임원들이 많이 보인다.

―구직자들은 어떻게 변했나.

▷크게 세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이직 주기가 짧아졌다. 예전에는 5~7년 정도였다. 지금은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완전히 사라졌다. 회사에서 보상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고 느끼면 1~2년 안에도 회사 문을 박차고 나갈 수 있다. 특히 최근 2030세대에게 호봉제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연차나 나이보다 능력, 평가를 어떻게 받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둘째,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2030세대가 중요한 위치 또는 중요한 직무를 맡고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외국계, 대기업, 카카오 등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CEO나 CTO 직무를 담당하고 있다. 셋째, 채용 전문가를 활용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구직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고 본인 가치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활용한다.

―구직자 트렌드 변화에 한국 기업들도 잘 따라가고 있는가.

▷기업들이 변화하는 것은 구조적인 부분이라 쉽지는 않다. 하지만 변해야 하는 시점이다. 언론 인터뷰니 미디어 기업을 예시로 들어보겠다. 헤럴드나 뉴욕타임스 등 외국 미디어들은 미디어 파워가 높고 매출 대비 이익률이 낮지 않다. 한국 미디어 산업은 매출 대비 마진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극소수만 이익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보니 사업 영역을 새롭게 만들거나 도전적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도전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디어를 포함한 대부분 한국 기업에서는 도전적인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회적 보상, 금전적 보상 등 구직자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줄 수 있는 기업으로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최근 MZ세대가 사회에 진출하면서 이들의 생각과 행동양식이 기존과 다르다는 말이 많다. MZ세대 구직자들은 어떤가.

▷예전에는 회사 매출이나 규모, 글로벌 회사 여부, 타이틀 등을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MZ세대 구직자들은 보수에 대한 부분을 조금 더 많이 본다. 내가 일한 만큼 보상을 해줄 수 있는지 등 보상 체계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기본 연봉이 적더라도 인센티브나 스톡옵션 등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인지가 중요하다. 예전과 다르게도 회사 명성이 아무리 높더라도 돈을 적게 주면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요즘 세대들은 보상 체계에 정말 관심이 많다. 이런 부분도 있다. 상사가 될 수 있는 매니저 또는 대표와 '케미스트리(궁합)'가 맞느냐는 것이다. MZ세대는 이런 측면도 구직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본다.

―구직자를 위한 조언을 한마디 해준다면. ▷일시적인 트렌드 때문에 본인 가치나 잘할 수 있는 것을 협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트렌드보다 본인이 무엇을 잘하는지 강점을 먼저 찾고, 열정을 찾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자기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는 것 같은 회사에 가면 오래 못 간다. 고급 옷을 사도 핏이 맞지 않으면 결국 입지 않는다. 구직자들은 본인에게 신경 써야 한다. 본인 강점이 무엇인지, 약점이 무엇인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본인의 가치를 알아줄 수 있는 회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열정을 태울 수 있는 산업이나 직종에 대해 전문 컨설턴트 등을 통해 조언을 구하는 게 어떨까.

최근 컨설팅을 했던 분도 유명한 회사에서 20년 정도 근무했다. 청춘을 다 바쳐서 대표가 됐는데 아쉬움을 가졌던 이유가 본인이 진정으로 좋아했느냐는 부분에서 허탈감이 왔다고 한다. 본인이 잘했지만 열정은 크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좋은 직장 들어가서 일하고 버티는 문화가 있지 않나. 그게 많이 안타까웠다. 그래도 MZ세대는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망설임이 없어 다행이다. 제가 말하고 싶은 부분이다. 용기를 내라.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하지 말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용기 내서 스타트업에서 시작해보는 걸 추천한다.

―향후 한국 채용시장에서 로버트월터스코리아의 역할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

▷로버트월터스코리아는 채용시장이 성숙한 싱가포르나 일본을 많이 따라가려고 한다. 한국에서는 로버트월터스가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서 산업별로 전문화된 팀을 보유하고, 전문성을 가지고 기업과 후보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이 되기를 희망한다. 싱가포르와 일본은 웬만해서는 채용 전문기업 없이 직접적으로 채용하지 않는다. 한국도 채용 전문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후보자를 기업이 직접 데려올 수 없는 부분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민감한 부분도 있고 정보의 비대칭도 있기 때문에 채용 전문기업을 활용한다면 인재 관리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최준원 로버트월터스코리아 지사장은…

로버트월터스는 글로벌 인재 채용 전문 컨설팅 회사다. 1985년 영국 런던에 설립돼 현재 세계 31개국 주요 도시에 지사를 두고있다. 한국지사는 2010년 설립돼 재무·회계, 뱅킹·금융 서비스, 인사, 법률, 제조업, 화학, 정보기술, 리테일·소비재, 의료기기, 물류·구매 등을 포함하는 모든 산업 부문 정규직 전문가 채용을 전문으로 한다. 최준원 한국지사장은 효성에서 해외영업 담당자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로버트월터스코리아 설립 초기인 2014년부터 석유화학, 건설, 국외 운송 등 전문인력 채용을 맡으며 한국 채용 시장 변화를 경험했다. 지난 8월부터는 로버트월터스코리아 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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