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의지조차 없는 `니트족`
6년새 54% 폭증해 35만6천명
부모나 정부 지원금으로 버텨
직장 다녀도 생활비 쪼들려
투잡 뛰는 청년도 18만명 급증
"규제 풀어 좋은 일자리 늘려야"
6년새 54% 폭증해 35만6천명
부모나 정부 지원금으로 버텨
직장 다녀도 생활비 쪼들려
투잡 뛰는 청년도 18만명 급증
"규제 풀어 좋은 일자리 늘려야"
청년들의 취업난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니트족과 N잡러(2개 이상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고물가·저임금으로 이중고를 겪는 청년들이 아예 구직활동을 포기하거나 혹은 투잡·스리잡을 뛰면서 가까스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취업 교육도 받지 않고 구직활동도 단념한 니트족이 급증하고 있어 비상등이 켜졌다. 니트(NEET)족은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데, 구직을 아예 단념하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할 의지는 있으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실업자와 구분된다.
25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비경제활동인구 중 직업훈련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35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2016년 8월(23만1000명)과 비교해 6년 새 12만5000명(54.1%)이나 폭증했다. 2018년(28만7000명)에 비해서도 크게 늘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고용이 크게 악화하자 많은 청년이 구직을 단념하면서 한때 니트족이 43만7000명까지 치솟았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이후에도 여전히 니트족 비중이 두드러진다.
이는 생활물가가 크게 오른 반면 고용의 질은 정체되거나 악화하면서 청년층이 구직활동을 단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해도 많은 보수를 받기 힘들고 원하는 생활 수준을 달성할 수 없으니 취업을 포기하는 자포자기 상태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20대 비경제활동인구는 222만9000여 명으로 6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니트족은 12만명 넘게 늘어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청년 니트족이 증가한 것은 일하지 않아도 부모의 지원이나 각종 정부 지원금으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코로나19로 늘어난 정부 지원금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니트족과 달리 직장이 있어도 고물가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부업에 나서는 청년도 급증하고 있다. 직장이 있는 청년들 사이에서도 열악한 근로 조건으로 '투잡'과 '스리잡'이 일상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15~29세 청년 취업자 중 부업을 보유한 자는 63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 5월(44만5000명)과 비교해선 18만5000명(41.5%) 늘어났다.
지난 3월 법인보험대리점 리치앤코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MZ세대(1980~2000년대생) 직장인 가운데 85%가 N잡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고, 23%는 실제 N잡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상당수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에서 '소셜 크리에이터'(20%)로 활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씨처럼 배달업에 종사하는 이들(17%)도 상당수였다.
전문가들은 청년층 고통을 해소하려면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을 지원해 고용 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니트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기업들이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도록 해 좋은 일자리의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며 "대학 졸업 후 노동시장에서의 직업훈련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가영 기자 / 박나은 기자 /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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