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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Focus] 쥐죽은 듯 조용한 회의…이유는 고양이같은 리더

입력 : 
2019-09-26 0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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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케이블·마이클 파크 런던 비즈니스 스쿨 교수 공동기고

고양이털 한 가닥에 놀란 쥐들
털 없애도 위축 상황 못벗어나

10% 개선이 아닌 10배의 혁신
구글·아마존 같은 기업되려면
조직원에 심리적 안정감 주고
실수 탓하지않는 풍토 갖춰야
사진설명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구글이 갖고 있는 성공에 대한 야망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2013년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직원들이 경쟁사보다 제품을 10% 개선하는 것이 아닌 10배 개선하도록 마인드셋(사고방식)을 바꿀 것이며 그것은 구글의 성장을 포함한다"는 '10× 마인드셋'을 발표했다. 1000% 성장률을 목표로 삼는 것은 달성하기 매우 힘들게 느껴진다. 하지만 사실 구글의 엄청난 성공 뒤에는 '10× 마인드셋'이 있었다. 혁신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끊임없이 경쟁하며 다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항상 존재하는 산업에서 래리 페이지의 성공을 이루기 위한 비전은 모든 혁신가들이 새겨야 할 분명한 메시지다.

아마존의 음성인식 가정용 애플리케이션(앱)인 '에코' 역시 기업이 갖고 있는 성장에 대한 야망의 결과다. 에코를 개발할 때 아마존 엔지니어들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사람의 요청에 해당 앱이 응답하는 시간에 있었다. 에코 담당팀이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에게 응답 시간을 2초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말했을 때 베이조스는 그들이 놀랄 만한 반응을 보였다. "1초"라고 답한 것이다. 에코가 사용자 요청에 1초 안에 반응해야 한다고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이로부터 몇 년 후 아마존은 개발자들의 많은 노력 끝에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냈다. 에코를 론칭하면서 아마존은 완전히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며 애플과 같은 주요 경쟁사보다 우위를 선점했다.

구글과 아마존 이야기처럼 우리는 일반적인 경영 차원에서 벗어나 새로운 차원의 비즈니스를 맞이하고 있다. 바로 깊은 성장(profound growth)이다.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목표에 도달해 가능해 보이는 일들에 대한 기준점을 한 단계 더 높여준다. 깊은 성장은 올바른 기업문화를 토대로 비롯된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하려는 직원들이 있어야 한다. 또한 직원들은 새로운 것을 실험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실수하고 실수를 통해 무언가를 배울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깊이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직원들이 존재하려면 (직원들의) 심리적 안정감과 업무에 대한 직원 참여도를 우선시하는 기업문화가 구축돼야 한다.

필자는 자크 판크세프 등을 비롯한 신경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대부분 포유류가 탐험과 실험, 놀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판크세프의 한 연구는 탐험과 실험, 놀이를 원하는 포유류의 본능을 두려움이 어떻게 억제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 우선 실험에서 그는 쥐들이 얼마나 놀기를 좋아하는지 기록했다. 5분 동안 지켜본 결과 쥐들은 서로에게 약 50번이나 '같이 놀자'고 제안했다. 그다음에 판크세프는 쥐들이 있는 일부 공간에 고양이 털을 넣었다. 고양이 털이 들어간 즉시 쥐들은 하고 있던 놀이를 멈췄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 실험에서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놀이 공간에서 고양이 털을 제거한 이후에도 쥐들이 노는 정도가 이전보다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이는 경영 세계에 무엇을 의미할까.

놀이는 사람들을 탐색하고 실험하고 성장하게 만드는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두려움은 놀이를 멈추게 한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스스로에게 한 번 질문해보라. '회사에 문제가 생기거나 누군가가 실수를 하면 직원들에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엄하게 직원들을 꾸짖는가, 아니면 사람들을 지지해주며 실수를 저지른 사람들과 함께 해당 실수를 통해 배우려고 하는가, 혹은 직원들의 '놀이'를 방해하는 고양이 털을 넣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가.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심리적 안정감이 낮은 팀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두려워한다.

사진설명
그렇다면 심리적 안정감은 어떻게 형성될까. 짐 파커의 이야기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의 효과를 살펴볼 수 있다. 그는 사우스웨스트 항공 CEO로 임명되기 전에 최고법률책임자(Chief Legal Attorney)로 재직했다. 법률 고문으로서 그의 사무실 밖에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안고 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그리고 파커가 CEO로 임명된 후 그 줄은 사라졌다. 상사와 업무 문제에 대해 공유하고 싶어하는 직원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심리적 안정감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파커 CEO를 비롯한 경영 리더들은 직원들에게 심리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제공하는 데 보이지 않은 장벽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회사 내부에 있는 직급과 권력의 차이 등이 사람들끼리 솔직하고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막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파커 CEO는 사우스웨스트사에 컨설팅 시간을 마련했다. 이 시간을 통해 파커 CEO는 직원들이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마련했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알게 됐다.

또한 파커 CEO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는 직원들이 CEO가 자신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도록 피드백을 줬다. 그 결과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9·11 테러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던 항공산업에서 그 어떤 정리해고나 급여 삭감 없이) 크게 성장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처럼 깊은 성장을 이끄는 회사들은 심리적 안정감과 직원들이 주도하는 실험을 우선시한다. 이들은 직원들을 지원하고, 참여시키고, 성장하도록 돕는 전략과 메커니즘을 찾는 직장이다.

[댄 케이블 / 마이클 파크 런던 비즈니스 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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