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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times] 가족 같은 회사가 혁신? 어림없는 소리!

윤선영 기자
입력 : 
2020-11-05 04:06:01
수정 : 
2020-11-05 08: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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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넷플릭스 분석한 `규칙 없음` 공동저자 에린 마이어 인시아드대 교수

혁신은 넷플릭스처럼

활기찬 스포츠팀과 같이
직원들 자유롭게 뛰게 하라
"정보화 시대에 기업들이 혁신하려면 '가족 같은 회사'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에린 마이어 인시아드대 퐁텐블로 캠퍼스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 비즈타임스와 인터뷰하며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마이어 교수는 오랫동안 조직에서 발생하는 문화 차이로부터 오는 편견, 충돌 및 이에 대한 해결 방법을 연구해왔다. 그의 연구 중 하나는 2015년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보낸 이메일로 시작됐다. 마이어 교수의 저서 '컬처 맵'(2014)을 감명 깊게 읽은 헤이스팅스 CEO는 마이어 교수에게 만남을 요청했고, 이후 헤이스팅스 CEO는 마이어 교수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넷플릭스 임직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며 이를 토대로 넷플릭스의 기업문화에 대한 책을 함께 집필하자는 제안이었다. 마이어 교수가 상파울루, 암스테르담, 싱가포르, 도쿄, 실리콘밸리 등에서 근무하는 넷플릭스 임직원 200명 이상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과 헤이스팅스 CEO의 경험을 토대로 쓴 공동 저서 '규칙 없음'은 지난 9월 국내외에서 동시 출간됐다.

인터뷰에서 마이어 교수는 넷플릭스와 타 기업 문화의 차이를 '시스템 구축 이유의 차이'로 꼽았다.

다음은 마이어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리드 헤이스팅스 CEO와 '규칙 없음'을 공동 집필하기 전 넷플릭스 기업문화를 어떻게 생각했었나. ▷헤이스팅스 CEO와 작업을 하기 전에도 넷플릭스가 공개한 '컬처 데크(Culture Deck)'를 통해 넷플릭스 기업문화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 컬처 데크는 사내 규정이 담긴 127개의 슬라이드로, 2009년 헤이스팅스 CEO가 공개한 자료다. 컬처 데크를 통해 알게 된 넷플릭스 기업문화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생각을 갖고 있었다. 우선 기업문화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기업이 드디어 나왔다는 것에 놀랐고 고마웠다. 그 어떤 다른 기업도 넷플릭스처럼 솔직하게 사내 문화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다.

두 번째로 컬처 데크 내용 중 당황스럽고 심지어 '혐오스럽다'고 생각이 든 부분이 몇 개 있었다. 한 가지를 소개하자면 가장 논란이 큰 '적당한 성과를 내는 직원은 두둑한 퇴직금을 주고 내보낸다'는 규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해당 내용이 부도덕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게는 도덕성의 문제로 다가오진 않았다. (해당 산업에서) 가장 좋은 대우를 해주는 회사에 왔는데 일하는 사람이 보통의 성과를 낸다면, 해당 직원을 내보내는 것은 타당하다. 그러나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적당한 성과를 내는 직원을 내보내는 기업이 어떻게 혁신을 하는가'였다. 경영대와 경영대학원에서는 심리적 안정감에 대해 가르친다. 조직원이 편안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그 어떠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타인이 보복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심리적 안정감은 혁신의 뿌리(roots)다. 혁신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조직원에게 심리적 안정감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심리적 안정감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심리적 안정감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넷플릭스에서 일하는 이유는 뭘까. ▷넷플릭스 대부분 직원들은 자신의 선택으로 이곳에서 일한다. 넷플릭스에서 주어지는 기회, 최선을 다해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것, 다른 회사에서는 부여되지 않는 자율성 등을 즐기며 일한다. 그들은 이런 혜택을 즐기기 위해 최상의 결과를 내지 못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는 '일자리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한다.

넷플릭스는 소규모 창업회사와 비슷하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안정된 일자리를 보고 근무하지 않는다. 업무(프로세스)가 빠르게 돌아가고,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개인이 변화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곳에서 일을 한다. 해당 사업이 무너져 일자리가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곳에 일하는 것이다. 넷플릭스 직원들 역시 본인의 일자리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넷플릭스 직원들이 찾고 있는 건 '일자리 보장'이 아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넷플릭스가 '자유와 책임' 문화를 기반으로 한다고 해도 사실 규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왜 공동 저서 제목을 '규칙 없음'이라고 지었나.

▷대다수 대기업들에는 있지만 넷플릭스에는 없는 유형의 규정이 있다. 그중 하나는 일명 '격식 규정(formal policy)'다. 이는 조직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한 규정이다. 가령 출장을 간다면 어떤 직급부터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을 탈 수 있는지, 또 직급에 따라 어떤 호텔에서 숙박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이 있다.

물론 넷플릭스에도 규정이 있다. 가령 성추행 등이 일어났을 때 엄격히 따라야 되는 규정 등이 존재한다. 다만 대부분 대기업에 있는 규정이 넷플릭스에는 없는 것들이 있다. 넷플릭스에서 규정은 상징과 같다. 타사와 넷플릭스를 비교하는 데 있어서는 사내 규정보다 사실 프로세스(운영 시스템)를 들여다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직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또 업무를 얼마나 달성하는지 들여다보고 컨트롤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내부에 적용한다. 한국 기업을 예로 들어보겠다.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무언가에 대한 비용처리를 할 때 상사의 승인이 필요하다. 몇 단계에 걸쳐 결재 사인을 받아야 한다. 만약 이런 결재 시스템을 완화한 기업이라도 아직 핵심 성과지표를 사용한다. 이러한 매니지먼트 프로세스는 넷플릭스에 없다. 넷플릭스에서 직원들은 본인이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는 그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목표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대개 다른 기업들의 목표는 직원들이 실수를 하거나 자사 돈을 낭비하지 않게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기업들을 포함해 아직 전통적 기업문화를 갖춘 곳들이 넷플릭스와 같은 '자유와 책임' 문화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전통적인 '톱다운' 기업문화는 산업시대에 만들어졌다. 당시 톱다운 기업문화의 초점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복제품 생산을 증가시키고, 에러와 불량품 생산량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 정보화 시대(Information Age)에서 더 이상 기업의 목표는 복제품 에러를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다. 빠르게 혁신하는 것이 지금 시대의 기업들이 갖고 있는 목표다. 그리고 이런 혁신을 위해서 기업들은 기업문화에 극적인 변화를 줘야 한다. 가령 한국에서는 '가족 같은 회사' 문화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현재 혁신을 하려면 조직 구성원들은 가족이 아닌 올림픽에 참가하는 스포츠 팀원으로 생각해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시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족과 같은 회사' 마인드에서 벗어나 조직을 하나의 스포츠팀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는 특히 창업가들과 중소기업들에 전하고 싶은 조언이다.


■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고? 입 꽉~ 다문 조직은 발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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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문화에 극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구체적 조언이 있다면. ▷자사 '꼭대기층', 즉 위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돼야 한다. 혁신을 위한 기업문화 구축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리드 헤이스팅스 CEO가 없었다면 결국 넷플릭스의 '자유와 책임' 문화도 시작부터가 힘들었을 것이다.

헤이스팅스의 마인드는 한국 CEO들에게 매우 이상하게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대개 미국 CEO들에게도 헤이스팅스 CEO는 '괴짜'로 다가온다. 헤이스팅스 CEO는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은 일을 했다. 그가 속해 있는 산업이 파괴되는 만큼 조직문화를 파괴한 것이다. 넷플릭스처럼 극적인 기업문화 변화를 보고 싶어하는 한국 기업은 'CEO, 회장 등의 임원들에게 이러한 변화를 만들 의지가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처럼 최상의 인재를 고용하고 그들에게 자유를 부여할 마음이 있는지 먼저 질문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어디서든 '꼭대기층' 사람들이 먼저 변화를 주도해야 가능하다.

―넷플릭스 기업문화 중 하나는 '모든 조직원이 원활하게 서로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한국 조직에서는 조직원들이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진 않는다. 이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한국 기업에서는 직장 동료들끼리 피드백을 주고받는 일이 거의 없을 듯하다.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피드백을 받는 경우는 가끔 있겠지만, 해당 피드백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

넷플릭스의 피드백 모델은 조직원들이 정기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아 서로를 개선해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개인의 성과 개선을 위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피드백은 개인의 의견일 뿐이다. 누군가가 주는 피드백이 올바르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따르지 않아도 된다.

책을 쓰기 위해 넷플릭스 동아시아 사무실 직원들을 인터뷰한 경험을 토대로 말하자면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캘리포니아 사무실에서 이뤄지는 즉각적인 피드백의 효과가 없었다.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관계 중심적이다. 대체적으로 피드백에 예민하다. 이런 문화에서 즉각적인 피드백은 긍정적인 결과를 낳기보다는 관계를 깨뜨리는 갈등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동아시아 국가의 경우 즉각적인 피드백보다는 공식적인 미팅을 통한 피드백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가령 월요일에 상사·부하직원 미팅을 잡고 해당 시간에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다. 물론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들지만 이를 5~6번 하고 나면 익숙해지고 그에 대한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혹은 6개월에 한 번씩 팀 전체가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다. 이 역시 한국이나 일본 직원들이 처음에 하긴 어렵지만 결국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나타났다. 미리 시간을 갖고 어떤 피드백을 주고받을지 준비하는 것이 동아시아 국가에 더 잘 맞는 방법이다. 덧붙여 이러한 방식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때 관계가 깨지는 일도 없었다.

―한국 기업에서 조직원들이 상사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주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는 타 국가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인가. ▷그렇다. 상사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은 국가에 관계없이 모든 조직원이 어려워하는 행동이다. 조직원이 편하게 상사에게 피드백을 주기 위해서는 결국 CEO가 나서야 한다. '꼭대기층'에서부터 부하직원에게 자주 피드백을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헤이스팅스 CEO를 예로 들어보겠다. 그는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달라고 자주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누군가 그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줄 때마다 아주 기뻐하며 해당 피드백을 모든 사람들과 공유한다. 또한 누군가가 헤이스팅스 CEO에게 이메일로 무언가에 대한 피드백을 주면 바로 '고맙다'고 말하며 해당 피드백을 적용시켜보겠다고 답한다. 헤이스팅스 CEO처럼 상사가 단순히 피드백을 달라고 요청할 뿐만 아니라 피드백을 주는 사람을 높이 평가한다면 조직원들은 '감히' 상사에게 피드백을 주게 될 것이다.

―넷플릭스의 '자유와 책임'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혁신적 기업문화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전통적 '톱다운' 기업문화를 고수하는 기업이 많다. 왜 아직까지도 기업들은 넷플릭스처럼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도입하는 것을 망설일까.

▷현재 대부분 기업에는 앞서 언급한 대로 '가족 같은 회사'라는 생각이 깊이 자리 잡고 있다. '한 번 입사한 회사에서 평생 일한다'는 생각과 조직원의 의리(loyalty)를 강화하는 게 관리자의 역할이라는 고정관념이 (아직까지) 박혀 있다. 이를 따르면 오랫동안 성공하는 기업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관념은 산업혁명 시기의 조직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지금은 완전히 새로운 시대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지 않고 새로운 생각을 갖추지 않으면 기업들은 실패할 것이다. 자사에 대한 직원 의리 등을 관리해왔던 기업이 있다고 하자. 유연한 마인드 없이 전통적 방식으로 운영돼 왔던 기업들은 코로나19 등 위기 상황에서 재빨리 대처하긴 어렵다.

위기 상황이 찾아오거나 파괴적 변화가 일어났을 때 기업들이 빠르게 대처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극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즉 '회사는 가족과 같다'는 생각을 버리고 앞서 말했듯 조직을 올림픽에 출전하는 스포츠팀으로 생각해야 한다. 자신이 속한 조직을 최상의 선수들로 구성된 스포츠팀이라 간주하고 이들에게 '빠르게 행동하고 (성공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또한 선수들에게 안정 대신 자유를 부여하겠다는 사실도 알려야 한다.

―넷플릭스의 '자유와 책임' 기업문화는 코로나19 위기 훨씬 전에 구축됐다. 현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넷플릭스 역시 기업문화를 바꿔야 할까.

▷현재 넷플릭스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구독자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그런 의미에서 넷플릭스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운이 좋은 기업이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현재 자사 기업문화를 재탄생(reinvent)시켜야 한다. 안타깝게도 이번 위기를 통해 많은 기업들은 자사 기업문화를 바꾸기 힘든 형태로 현재의 기업문화가 구축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규칙 없음' 저서에는 소개되지 않은 넷플릭스 기업문화가 있다면.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조직)문화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로서 흥미롭게 다가온 내용이다. 대부분 기업들은 자사 문화를 얘기할 때 완전히 긍정적(absolute positive)인 표현을 쓴다. 가령 '우리 기업은 진실성(integrity)을 가치 있게 여깁니다' 등의 표현을 쓴다. 하지만 이렇게 완전히 긍정적이기만 한 표현을 쓰는 것은 무의미하다.

넷플릭스는 내가 연구한 회사 중 기업문화가 실제로 이뤄진 첫 번째 기업이다. 이는 직원 혹은 회사가 매일 내려야 하는 어려운 결정을 면밀하게 파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가령 팀에 성실하게 일하는 좋은 직원이지만 훌륭한 성과를 내지 않는다고 하자. 이럴 경우에 조직은 해당 사람을 내보내고 다른 사람으로 대체해야 할지, 아니면 계속 팀에 남아 일하게 할지 고민이 된다. 이는 직원에 대한 의리를 지킬 것인지, 회사가 고성과를 내는 것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다. 넷플릭스는 후자를 선택하는 기업문화를 구축했다. 이처럼 실제 행해지는 기업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선 완전히 긍정적인 표현 대신, 조직이 직면하는 문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긍정적 선택 사항들을 선보이고, 어떠한 선택을 내려야 할지 제시해야 한다.

넷플릭스의 독특한 기업문화였지만 저서에 소개되지 않는 다른 한 가지는 급여 투명성 관련 문화였다. 이를 저서에 소개하지 않은 이유는 해당 기업문화에 대한 실험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헤이스팅스 CEO는 전 직원이 모든 사람들의 급여에 대해 알 수 있게 공개하는 '급여 투명성 문화'를 만들고 싶어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단계별로 해당 문화를 도입하려고 했다.

처음에는 넷플릭스 부사장급들에게 급여를 공개했다. 부사장들이 서로의 급여와 다른 직원들 급여를 알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후 넷플릭스의 상위급 관리자 700명에게 자사 직원들 급여를 공개했다. 그다음에는 그다음 직급 관리자들에게 해당 자료를 공개하고, 끝에는 모든 직원이 서로의 급여에 대해 알 수 있게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다시 그다음 아래 직급(디렉터급) 레벨에게 공개하려고 할 때 직원들의 분노는 상당했다.

헤이스팅스 CEO가 해당 기업문화를 도입하려고 했던 이유를 설명해보겠다. 그는 모든 관리자들이 직원들에게 솔직하고 공개적으로 'A씨와 B씨의 급여가 다른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게 만들고 싶어했다.

만약 관리자가 해당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급여 책정이 잘못됐다는 의미가 되고 직원 급여 책정을 다시 할 수 있도록 해당 제도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개인의 급여는 매우 민감한 문제다. 이는 넷플릭스 조직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사람들은 분노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상위급 관리자 700명과 정기적으로 갖는 분기별 사업평가 미팅(quarterly business results meeting)에서 급여 공개를 다음 직급 직원들에게 실행할지에 대해 투표했다. 그 결과는 '아니요'였고, 때문에 급여 공개는 임원급과 상위급 700명 관리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으로 멈췄다.

▶▶ 에린 마이어 교수는…

미국 평화봉사단 자원봉사자로 보츠와나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미국 매니지먼트 컨설팅 회사 '어페리언 글로벌', 의약품 유통 기업 '매케슨' 등에서 경력을 쌓은 후 현재 인시아드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국가 문화 간 차이 및 이와 관련된 문제들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2014년에 첫 저서 '컬처 맵'을 출간한 이후 올해 9월에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규칙 없음'을 출간했다.

[윤선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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