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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times] 최고의 팀이냐 최악의 팀이냐…딱 하나로 갈린다, 관리자 당신!

윤선영 기자
입력 : 
2020-06-11 04:01:04
수정 : 
2020-06-11 07:2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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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美 갤럽 회장 짐 클리프턴

`미래 지향·개별화·승부·행동·사교성`
갤럽 회장인 나의 다섯가지 강점이죠

당신도 강점에 딱 맞는 일하고 있나요
"최고의 팀과 최악의 팀을 구분 짓는 단 하나의 요소는 관리자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Gallup)의 짐 클리프턴 회장은 최근 매일경제 비즈 타임스와 서면 인터뷰를 하며 이렇게 단언했다. 클리프턴 회장이 자신 있게 펼친 주장의 근거는 갤럽 데이터 풀이었다. 해당 풀에 있는 40만개 팀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고의 팀과 최악의 팀을 나누는 요소는 관리자(manager), 단지 그것뿐이었다.

클리프턴 회장은 관리자의 중요성을 깨닫고 작년 5월 갤럽 수석과학자(Chief Workplace Scientist) 짐 하터와 함께 공동저서 '결국은 관리자다(It's the Manager:Gallup finds the quality of managers and team leaders is the single biggest factor in your organization's long-term success)'를 펴냈다. 해당 저서는 최근 '강점으로 이끌어라'는 제목으로 국내 출간됐다.

인터뷰에서 클리프턴 회장은 "관리자의 역할은 직원 개개인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수차례 반복했다. "전통적으로 여겨져 왔던 개인의 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는 것은 잘못된 관리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개인의 약점 대신 강점을 파악하고 이를 극대화하면 성과도 더 좋아진다는 것이 클리프턴 회장의 주장이다. 다음은 클리프턴 회장과의 일문일답.

―'강점으로 이끌어라'를 공동집필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몇 년 전 갤럽의 수석과학자인 짐 하터에게 한 가지 질문을 했다. '갤럽 설립자인 조지 갤럽의 업적과 비교했을 때 그와 견줄 만한 (현재 갤럽의) 팀이 발견한 것은 무언인가'라고 물었다. 사무실 복도에서 이 이야기를 나눴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본의 아니게 하터 수석과학자는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고심 끝에 하터 수석과학자는 갤럽 설립자가 떠난 지 30년이 흐르는 동안 갤럽이 발견한 한 가지를 꼽았다. 갤럽의 글로벌 데이터 풀에 있는 40만개 팀을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 최고의 팀과 최악의 팀의 차이 중 70%는 단 하나의 요소로 이뤄졌다. 바로 관리자다. 하터 수석과학자는 이에 대해 "경영과학 부문에서 나온 가장 큰 발견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 말은 들고 하터 수석과학자에게 "가능한 한 빨리 이에 대한 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우리 둘이 복도에서 나눈 이야기를 토대로 '강점으로 이끌어라' 공동저서가 탄생했다.

―왜 관리자가 최고의 팀과 최악의 팀을 나누는 핵심 요소일까.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직원 업무 몰입도는 15% 수준에 머물렀다. 나머지 85%의 글로벌 노동자들은 업무에 몰입하지 않는다. 그저 쳇바퀴 굴러가듯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중 대부분은 자신의 상사나 팀장을 싫어한다. 그 이유는 바로 관리자가 직원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데 실패하기 때문이다.

'강점으로 이끌어라'를 집필한 이유는 현재 조직에서 사용되고 있는 경영관리법은 더 이상 쓸모없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사실 현 경영관리법은 20년 전부터 소용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낡아 빠진 관리법에서 벗어나 각 직원에게 집중하는 맞춤형 관리를 도입해야 한다. 즉 조직문화는 전통적 상사의 관리 문화에서 상사가 코치가 되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전통적 직원 관리법은 개인의 약점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당신은 직원들 약점을 개선하는 조직문화보다 그들의 강점을 개선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렇다. 갤럽의 전직 회장이자 심리학자였던 돈 클리프턴은 다음 두 가지 차이를 연구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바로 개인의 약점을 발견하고 이를 고치는 것과, 개인의 숨겨진 강점을 찾고 그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데서 비롯되는 차이다.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클리프턴의 결론은 이렇다. 개인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개인 성과를 크게 개선했다. 하지만 약점은 절대 강점이 될 수 없다. 때문에 약점을 개선하는 조직문화가 아닌, 강점을 개선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해야지 조직의 성과 역시 나아진다.

저서에서도 썼듯이, 인간의 뇌는 타인을 비판하도록 돼 있다. 가령 누군가가 당신에게 프레젠테이션(PT)을 검토해달라고 한다고 상상해보자. 당신은 그의 가상 PT를 보면서 그가 잘못하는 점과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이는 전통적 성과 관리의 토대다. 직원들에게 점수를 주고 그들의 약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하지만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원 중 고작 21%만이 이러한 성과 관리 방식이 스스로가 업무를 더 잘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는 데 동의했다. 결국 사람들은 늘 칭찬을 듣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관리자는 각 직원의 강점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갤럽은 모든 관리자와 팀원들이 클리프턴 강점 진단(CliftonStrengths assessment)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앞서 말한 돈 클리프턴 전 회장이 개발한 테스트다. 이는 개인이 받는 테스트 중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진단이다. 전 세계 그 어느 누구도 해당 테스트를 받고 낙제하는 일이 없다. 맞고 틀린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해당 진단은 34가지 주제로 이뤄진다(B3면 표 참고). 개발, 개별화, 공감, 공정성, 긍정, 미래지향, 발상, 배움, 복구, 분석, 사교성, 성취, 수집, 승부, 신념, 심사숙고, 연결성, 자기 확신, 적응, 전략, 절친, 정리, 존재감, 주도력, 지적 사고, 집중, 책임, 체계, 최상화, 커뮤니케이션, 포용, 행동, 화합, 회고다. 해당 테스트를 통해 개인은 위 34가지 강점 중 자신의 '최상 5위' 강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클리프턴 강점 진단이 만들어진 배경을 잠시 설명해보겠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육군 항공 항법사로 참전했던 클리프턴 전 회장은 전쟁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후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남은 인생을 보내기로 마음먹고 인간 발달 연구를 하게 됐다. 그가 연구를 시작한 1940년대 후반 심리학은 주로 개인의 심리적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치료하는 데 중점을 뒀다. 클리프턴 전 회장 역시 심리학 공부를 하며 여태까지 심리학자들이 연구한 것은 무엇이 사람들에게 효과를 미치는지가 아닌, 그들에게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연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를 경험한 후 1949년 클리프턴 전 회장은 동료들과 함께 강점 기반 심리학을 연구하는 '네브래스카 인적자원 연구재단'을 설립했다. 그리고 1950~1969년 미국 네브라스카대학교 링컨캠퍼스의 교육 심리학 교수로 커리어를 쌓고 이후 고객 리서치업체 '셀렉션 리서치(Selection Research Inc.)'를 설립했다. 1988년 셀렉션 리서치가 갤럽을 인수·합병하면서 그는 갤럽의 회장이 됐고, 이후에도 연구를 계속하면서 1999년 '클리프턴 강점 진단'을 선보였다.

―글로벌 기업 중 강점 기반의 조직문화를 구축한 곳이 있다면. ▷마이크로소프트, JP모건, 구글 등을 포함한 모든 포천 500대 기업들이 강점 기반의 조직문화를 구축했다. 해당 기업들에는 '클리프턴 강점 진단'을 사용하는 팀들이 있다. 자사에 있는 모든 팀이 해당 테스트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얼리 어답터가 돼 해당 문화를 조성한 팀들이 있다.

 갤럽 역시 강점 기반 문화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클리프턴 강점 진단이 선보인 때는 1999년이지만 내부에서는 1995년부터 강점 기반의 조직문화를 구축했다. 그 결과 업계의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갤럽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와 생산성은 전 세계적으로 상위권에 든다. 나 역시 '클리프턴 강점 진단'을 받았다. 그 결과에서 나온 최고 강점들을 문 앞에 붙여놓았다.

―'강점으로 이끌어라'는 코로나19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집필되고 해외에서 출간됐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강점 기반의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조직 성과와 성공에 기여하는가.

▷물론이다. 위기 시에는 리더가 스스로의 강점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조직원들을 이끌어야지 조직이 살아남을 확률이 가장 높다. 일단 리더 본인의 강점을 '살리고' 각 조직원의 강점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해당 조직은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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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클리프턴 강점 진단'의 34가지 강점 중 비즈니스가 현 위기 상황을 잘 헤쳐 나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강점이 있는가. ▷34가지 강점 중 특정한 하나가 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지는 않는다. 34가지 중 다양한 강점이 모여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다. 핵심은 각 조직원의 강점에 맞게 업무를 부여하는 것이다.

―훌륭한 관리자에겐 두 가지 자질이 있다고 했다. 바로 여러 팀을 하나로 모으는 능력과 훌륭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시대에도 훌륭한 관리자가 되기 위한 능력에는 변함이 없나.

▷그렇다. 오히려 코로나19 위기에서는 해당 두 가지 능력이 더 요구된다. 저서에서도 말했지만, 훌륭한 관리자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 자질에 대해 다시 설명해보겠다. 우선 여러 팀을 하나로 모으는 능력이다. 조직은 수많은 팀으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팀들 간의 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팀끼리 서로 담을 쌓고 지낸다면 이러한 협업이 이뤄지기는 어렵다. 이때 각 팀들을 연결시켜 '하나로' 만드는 것이 관리자의 첫 번째 자질이다.

 두 번째로 요구되는 관리자의 능력은 의사결정에 있다. 관리자는 수많은 결정을 한다. (업무) 전략, 인재 채용에 대한 결정 등이 포함된다. 만약 관리자가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면 해당 결정을 내리기까지 들인 모든 시간과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다.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있다. 첫째는 '리더의 한계'다. 의사결정을 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리더 본인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상황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지를 파악하고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 두 번째 핵심 요소는 '비판적 사고'다. 대부분의 경우, 리더는 자신과 비슷하게 생각하거나 리더의 말에 동조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쉽게 확증편향에 빠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리더는 '그 결정이 말이 되는가' 등의 비판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마지막 요소는 '분석 기반 증거'다. 리더의 결정을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있는지가 중요하다.

―현 위기에서 앞서 말한 훌륭한 관리자의 자질은 어떤 '역할'을 할까.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고객층을 재건하는 데 필요하다. 대부분의 비즈니스는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사업이 망가졌을 것이다. 재정적으로 무너졌을 뿐만 아니라, 고객층 역시 잃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업체들에 필요한 것은 리파이낸싱(재융자)이 아니다. 재건(rebuilding)이 필요하다.

 조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폐업하게 될 것이다. 일명 '스타 매니저'들만이 사업체를 살릴 수 있다. 해당 관리자들은 그 어떠한 역경을 마주하더라도 이를 이겨낼 수 있는 팀을 꾸리고, 대담한 결정을 내려 승리를 쟁취할 것이다.

―당신은 현재 '갤럽'이라는 조직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

▷우리는 상황이 '노멀' 수준으로 되돌아가길 기다리고 있지 않다. 갤럽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전 세계 다른 조직들과 같다. 우리의 강점을 찾고, 조직을 재건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자사 웹사이트에 소개된 바로 갤럽은 '리더와 조직이 가장 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한 도움을 주는 글로벌 분석 및 컨설팅 회사'다. 현재 기업들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코로나19 위기 발생 이전부터 당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바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감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갤럽은 두 가지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첫째는 신생 기업(스타트업) 비즈니스의 급격한 성장이다. 창업 부문이 '터져야' 한다. 둘째는 영리조직과 비영리조직 모두 생각해야 할 문제다. (유기적) 신규 고객 유치 혹은 타 사업체 인수를 통한 고객 유치, 이 두 방법으로 사업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만약 해당 두 가지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알던 세상은 금세 사라질 것이다. 이 세상은 '글로벌 베네수엘라'로 변할지도 모른다.

'클리프턴 강점 진단' 만든 아버지…갤럽을 세계적 회사로 키운 아들 미국 네브래스카대 링컨 캠퍼스를 졸업한 짐 클리프턴 회장은 전 세계 70억명의 인구가 주요 글로벌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갤럽 세계 여론조사(The Gallup World Poll)'를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클리프턴 회장의 리더십 아래, 갤럽은 미국 사업 중심에서 20개국에 30개 사무실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클리프턴 강점의 진단 결과에 따르면 짐 클리프턴 회장의 최고 다섯 가지 강점은 미래 지향, 개별화, 승부, 행동, 사교성이다. 해당 테스트를 만든 돈 클리프턴은 짐 클리프턴 회장의 아버지다. 갤럽은 조지 갤럽이 설립한 리서치 전문업체 및 여론조사 기관이다. 1932년 광고대행사 '영앤드루비컴'에 입사한 갤럽 설립자는 전국 최초로 라디오 청취율 조사를 위해 라디오 방송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전화를 해 어느 프로그램을 듣고 있는지 조사하는 동시기법(coincidental method)을 고안했다. 영앤드루비컴에서 일하면서 갤럽 설립자는 여론조사와 선거 예측에 대한 리서치를 집중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1935년 갤럽의 전신인 미국 여론연구소(American Institute of Public Opinion)를 설립했다. 1936년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알프레드 랜던을 이기고 대통령직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조지 갤럽의 예측이 맞아떨어지면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958년 조지 갤럽이 다양한 리서치 시스템을 한 조직으로 체계화하면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갤럽이 탄생했다.

[윤선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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